- 민주화 시위에 나선 홍콩의 시위대는 일진일퇴하는 상황이지만, 한 가지 변함없는 사실은 중국 당국이 가장 인기있는 즉석 메시징 앱에 대한 검열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민주화 시위에 나선 홍콩의 시위대는 일진일퇴하는 상황이지만, 한 가지 변함없는 사실은 중국 당국이 가장 인기있는 즉석 메시징 앱에 대한 검열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차이나리얼타임(CRT)이 지난주 월요일과 금요일 수 차례 테스트해 본 결과, 지난주 내내 홍콩 전화번호로 연결된 계정을 사용하는 ‘위챗’ 사용자들이 게재한 일부 사진을 볼 수 없었다. CRT의 조사에 따르면 ‘모먼츠’(Moments) 섹션에 게재된 사진은 볼 수가 없었다. 모먼츠는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와 비슷한 일종의 대중 포럼으로, 모먼츠상에서 사용자는 위챗 친구와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텍스트나 사진이 없는 링크가 담긴 메시지는 중국 본토에서 계속 볼 수 있었다.
지난 주말 시위의 수위가 높아진 이후, 중국 내에서 강력한 인터넷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 유명 마이크로블로깅 사이 트인 ‘웨이보’와 관련, ‘웨이보스코프’(삭제 글 복구 프로그램) 검열 모니터링 프로젝트를 이끄는 푸징화 홍콩대 조교수는 올해 들어 지난주 일요일에 웨이보 게시물 삭제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홍콩에서 시위가 발생한 이후 중국 본토에서 사진 공유 앱 ‘인스타그램’도 일시적으로 접속이 차단됐다.
위챗은 시위와 관련된 사진 뿐 아니라 홍콩 사용자들이 모먼츠에 올리는 모든 이미지를 중국 본토에서 볼 수 없도록 차단하고 있는 듯 하다. 예를 들어 CRT의 베이징 지국은 홍콩에 거주하는 동료가 위챗에 올린 아침 식사 사진도 볼 수 없었다.
위챗 앱은 중국 내에서 모든 사용자가 볼 수 있는 공공 계정을 보유한 이들이 ‘시위’, ‘민주주의’와 같은 단어를 ‘홍콩’과 결합시킨 뉴스 아이템을 게재할 수 없도록 했다. 본토의 개인 사용자는 모먼츠에 시위에 관한 게시물을 게시할 수는 있었지만, 게시물이 재빨리 삭제됐다.
국내 시장을 장악한 후 텐센트는 지난 2년 간 해외 시장에서 위챗을 홍보하기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개시했다. 텐센트는 홍콩과 대만에서 발간되는 신문 1면을 위챗 광고로 도배했고, 앱을 아시아 이외의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세계적인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와 같은 유명인사를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지난해 텐센트는 해외 사용자가 1억 명이 넘는다고 밝혔지만, 그 중 실제 사용자(월활동사용자)가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위챗의 월활동사용자(MAU)는 4억 명이 넘지만, 그 중 대다수는 중국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해외 사용자 대다수는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이고, 위챗은 아직까지 중국 이외의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검열 규제 준수 의무가 해외 사세 확장 야심을 가진 많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초 텐센트는 광저우의 진보 주간지 ‘남방주말’ 사옥 밖에서 벌어진 검열 반대 시위와 관련된 단어를 검색할 수 없도록 해 일부 해외 사용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추후 텐센트는 ‘기술 결함’ 때문에 이같은 검색이 차단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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