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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예금 154조원 몰린 홍콩…中 본토처럼 자유롭게 거래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4-06-12 17:21:08
  • 수정 2014-06-12 18: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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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6일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본점.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홍콩달러(HKD)와 위안화(RMB)로 모두 인출할 수 있었다. 한..
지난달 26일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본점.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홍콩달러(HKD)와 위안화(RMB)로 모두 인출할 수 있었다.

한 장의 은행 ATM카드로 본인의 홍콩달러 계좌에서 필요에 따라 홍콩달러ㆍ위안화를 모두 출금할 수 있다.SC은행뿐 아니라 대부분 홍콩 은행들에는 이런 서비스가 보편화해 있다. 홍콩 여느 은행에 가도 자유롭게 위안화로 예금할 수 있다. 위안화 예금과 각종 위안화 투자상품에 대한 판매와 홍보도 적극적이다.

홍콩 은행들은 위안화 예금을 늘리기 위해 높은 금리를 주면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홍콩달러 정기예금 금리는 6개월 만기가 연 0.05% 정도에 불과한 데 반해 위안화 6개월 만기 특판예금은 2.7%의 높은 금리를 준다. 홍콩달러에서 위안화로 바꿀 수 있는 금액에 하루 2만위안(약 326만원) 제한을 두지 않았다면 모든 홍콩의 예금이 위안화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홍콩이 2003년 위안화 허브를 추진키로 결정한 이후 위안화는 홍콩 금융시장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홍콩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위안화 예금은 9449억위안(약154조원)으로 1조위안에 육박했다. 홍콩 내 전체 예금의 12.8%가 위안화 예금이다.

홍콩이 중국 금융시장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 아시아의 위안화 유동성이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 위안화는 △중국과 무역결제 △딤섬본드 등 위안화 금융상품에 투자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투자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홍콩에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홍콩은 중국 외부에서 위안화가 가장 활발하게 쓰이는 글로벌 위안화 허브로 자리 잡았다.

위안화로 시작된 홍콩 금융시장의 활력은 은행산업 부가가치와 고용에서도 나타난다. 금융위기로 2008년과 2009년 직격탄을 맞았던 홍콩 은행산업은 위안화 금융이 본격화한 2010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9만3500명에서 2010년 9만1700명으로 줄었던 은행산업 고용은 2012년 말에는 9만7800명까지 늘어났다. 홍콩에서는 이와 같은 금융산업의 활력이 위안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홍콩의 번영을 부러워하는 다른 국가들은 앞다퉈 위안화 역외 허브를 추진하면서 위안화 사용을 늘리고 있다. 가장 앞서나간 곳은 범중화권으로 볼 수 있는 싱가포르와 대만이다.

토니 푸 SC은행 대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아시아에서 여러 위안화 허브들이 나오고 있으나 중국이 완전히 금융시장을 개방하면 1~2개 금융허브와 이를 보완하는 1~2개 센터만 남게 될 것"이라면서 "대만은 그중 하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쟁은 국가별이 아니라 금융회사 간 경쟁이기도 하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통해 자국 은행들을 글로벌 은행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위안화 역외 허브마다 한 곳의 위안화 청산은행을 지정해 이 은행을 통해 중국 본토와 위안화를 연결시키도록 했다. 위안화 대출 업무, 위안화 채권 발행 등에서 중국 은행들은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에 대한 직접 투자수단인 RQFII(위안화 적격투자한도)도 중국 자산운용사들이 홍콩 내에서 성장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중국 은행들 못지않게 위안화 금융에 역량을 쏟아붓는 곳은 SC은행, HSBC와 같이 중국 관련 영향력이 있는 글로벌 은행들이다.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이 은행들의 강점이다.

두 선수 사이에서 기회를 찾는 것은 다른 아시아 은행들이다. 싱가포르ㆍ대만 등 위안화 허브를 자처하는 지역 은행들은 위안화 국제화가 모든 은행들이 같은 출발점에서 출발하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는 또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계 은행들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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