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봤다” 중국의 ‘유령도시’ 논란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3-10-05 00:25:13
기사수정
  • 중국의 이른바 ‘유령도시’들이 생각했던 것 만큼 한적한 ‘유령도시’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완공은 됐지만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으스스한 쇼핑몰과 아파..
중국의 이른바 ‘유령도시’들이 생각했던 것 만큼 한적한 ‘유령도시’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완공은 됐지만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으스스한 쇼핑몰과 아파트단지로 대변되는 중국의 유령도시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서구 언론에서 영상과 사진 등으로 많이 보도돼 왔다.

하지만 니콜 웡 CLSA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런 보도는 나무에만 치우쳐 숲을 보지 못한 것(이 경우엔 타이밍 때문에 사람을 보지 못한 것)이었을 수 있다. 최근 유령도시로 언급돼 온 3개 도시의 137개 개발프로젝트를 돌아보고 왔다는 웡은 텅 빈 아파트가 존재하는 건 중국 부동산업계의 특이한 관습 때문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화요일 홍콩에서 열린 CLSA 아태시장투자자 포럼에서 새로 지은 중국 아파트들이 그저 콘크리트 껍데기의 형태로 팔리는 것을 지적했다. 중국 아파트는 보통 샤워와 부엌 싱크대를 설치하고 바닥을 까는 것 등 내용물은 모두 구매자가 채워넣어야 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이런 유령 부동산이 입주 준비를 마치고 사람을 끌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시정부가 제반시설과 교통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자금을 지원하려면 건물이 아닌 건물이 들어선 부지가 팔려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건물은 지었지만 실제로 사람이 살만한 환경이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웡은 보고서에서 지나치게 가격 거품이 끼어 있다고 자주 언급되는 도시인 정저우, 오르도스, 원저우의 경우 2008~2011년 사이 완공된 건물들에 임차인들은 3년에 걸쳐서 입주했다고 강조했다. 평균적으로 첫 12~18개월에 48%, 이듬해에 19%, 3년째에 15% 식으로 차차 들어왔다. 입주가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고 이런 식으로 느리게 진행되는 건 주민들이 자기 집을 채비할 시간이 필요해서이기도 하지만 먼지와 드릴 소리가 가시기도 전에 입주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이웃들 역시 입주 준비를 끝마치길 바라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유령도시”로 불리는 허난성 정저우의 경우 언론에서 새로 들어선 지역을 보도할 때 2010~2012년 사이 찍은 사진을 주로 사용했는데, 당시는 이 신축지역과 기존 도심지역을 연결하는 도시철도시스템이 구축되기 전이다. 웡은 지난달 이곳을 방문해보니 수많은 자동차와 보행자들을 볼 수 있었고 여러 주거용 빌딩에는 커텐과 에어컨이 설치된 것 외에 상당히 분주한 입주 준비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한다.

“주민들에게 정저우가 유령도시라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었다. 유령도시로 불리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CLS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 가구 65%가 집을 한 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은 집을 늘리거나 한 채 더 사고 싶어하는데, 웡은 이들의 60%가 주택대출을 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잠재 구매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일부 유령도시들의 유령스러움은 일시적인 것일지 모르지만 인구가 더 적은 북동부 티엘링이나 내몽고 오르도스 같은 도시는 앞으로도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례로 오르도스는 석탄산업 위축으로 새로운 주민을 끌어들이는 데 타격을 받고 있으며 특정 지역 공실률을 37%까지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CLSA는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일부는 공사를 중단하거나 아예 짐을 싸서 떠나버렸다.

웡은 그곳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오르도스 주민들은 매우 현실적이다. 완전히 죽은 도시라고 표현하더라”고 말했다.


<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홍콩 미술 여행
본가_2024
홍콩영화 향유기
굽네홍콩_GoobneKK
신세계
NRG_TAEKWONDO KOREA
유니월드gif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