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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마오쩌둥' 위안화 위폐, 현지 은행서도 활개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3-07-09 23:28:24
  • 수정 2013-07-12 04: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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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태 꼼꼼히 살피면 피해예방…소액권 환전도 예방책"
지난해 중국 톈진(天津)시 부근에 사업체를 차린 A씨는 현지 은행에 들렀다가 낭패를 봤다.

입금하려고 지폐 뭉치를 건네자 창구 직원이 "가폐(假幣·위조지폐의 중국식 표현)가 섞였다"며 100위안(약 1만8천600원)짜리 몇 장의 수납을 거부한 것이다.

영문을 모른 채 A씨는 현지에서 오래 산 한국인 교민에게 이 얘기를 들려줬고 "당신도 은행원의 '위폐 바꿔치기'에 당한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나중에 입금할 때는 지폐 뒷면에 조그맣게 일련번호를 표시해두라"는 조언에 A씨는 반신반의하면서 그의 말을 따랐다.

A씨는 한 달 뒤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창구 직원은 '가폐'라며 100위안짜리를 돌려줬다. 아니나다를까 A씨가 돌려받은 지폐에는 미리 표시해둔 일련번호가 없었다.

중국의 위폐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한국인 피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현지 물정에 어두운 관광객과 정착한 지 얼마 안 된 유학생, 기업인 등이 표적이다.

가장 흔한 피해 사례는 택시에서 생긴다. 택시비를 내려고 돈을 건네면 운전사는 '재빠른' 손놀림으로 위폐로 바꿔 돌려주며 "왜 위폐를 내느냐"고 면박을 준다.

어리둥절해 다른 돈을 주면 이번엔 거스름돈에 위폐가 섞여 돌아오기 일쑤다. 환전할 때 위폐를 받았다고 오해한 관광객은 국내 은행에 찾아와 항의하기도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에서 환전할 땐 위폐 감별기를 통과한 위안화 지폐를 바꿔주므로 위폐가 섞일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다롄(大連)시의 교민 김모(47)씨는 "택시에서 '위폐 바꿔치기' 때문에 언쟁이 벌어지면 운전사가 공안(公安·경찰)을 부르는데, 한통속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상점이나 음식점에서도 위폐 바꿔치기가 일어나곤 한다. 심지어는 A씨의 사례처럼 현지 은행원이 위폐를 건네는 경우마저 있다.

중국의 은행은 한국과는 달리 은행원과 고객 사이를 높은 유리벽으로 막고 작은 구멍으로만 돈을 주고받는 탓에 수납대 밑에서 벌어지는 일은 알아채기 어렵다.

중국 법인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 은행원으로부터 위폐 바꿔치기가 종종 있다는 자조 섞인 얘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 언론이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위폐가 나온다고 보도할 정도"라며 "A씨의 사례로 미뤄보면 이런 보도가 사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위안화 위폐는 매우 정교한 미국 달러화 위폐에 견줘 아직은 대부분 조잡한 수준이다.

박억선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차장은 "지폐를 주고받을 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별도의 장비 없이도 즉석에서 위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차장이 소개한 위안화 위폐의 특징은 4가지다.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 인쇄 상태, 은화(隱畵·숨은그림), 액면 숫자의 색깔, 시각장애인용 점자의 느낌이다.

100위안짜리 위폐에 인쇄된 마오쩌둥 초상화는 붉은색 잉크의 번짐 현상으로 다소 진하고 거칠다.

지폐의 좌측 중앙 부분을 빛에 비추면 나타나는 마오쩌둥 은화는 다소 검고 진하게 나타난다.

왼쪽 아래에 보이는 액면 숫자(100) 역시 진짜 지폐는 보는 방향에 따라 색상이 변하지만, 위폐는 그렇지 않다.

오른쪽 아래의 시각장애인용 점자를 손끝으로 만져보면 대부분 평판 인쇄된 위폐는 요판 인쇄된 진폐와 달리 오돌토돌하지 않다.

박 차장은 "중국에 가기 전 환전할 때 될 수 있으면 위폐가 적은 소액(50위안, 10위안 등)으로 바꾸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금액이 많지 않으면 지폐에 일련번호나 별도의 표시를 작게 해놓는 것도 예방책이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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