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천국 홍콩이라지만 매번 갔던 데만 줄기차게 가게 되는 식상한 패턴에서 벗어나 오늘은 좀 더 색다른 곳에서 새로운 분위기에 젖고 싶지 않은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도는 일상생활 속에서 지쳐가는 이들이 요즘 즐겨 찾아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침사초이 고기구이 전문점 ‘BBQ 7080’. 한 때 식도락가로 전성기를 누렸던 침사초이 산림도(山林道-홍콩명 산람도) 골목 끝 위풍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는 ‘BBQ 7080’은 사나운 누렁이가 목까지 뒤로 젖히고 우렁차게 짖어대는 정겨운 그림과 ‘개조심’이라고 쓴 글씨가 들어서는 이들을 반갑게 맞는다.

한국에서 직접 제작해 실어온 테이블과 빨간 양철통 의자, 아련한 추억의 교복과 교련복을 입고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 1970년대 영화 포스터와 마징가제트, 깡통로봇, 금방이라도 지직거리며 소리를 낼 것 같은 LPD판, 소매를 걷어붙이고 고기를 굽다 앞에 앉은 친구에게 소주잔을 그득 채워주는 직장인들... 그 옛날 꽃같이 아름다웠던 우리네 청춘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BBQ 7080’은 다른 식당들과의 비교를 거부한다.

‘BBQ 7080’은 젊은 시절 그 추억이 그리운 중년들에게 감성적인 재미를 주는 장소이고, 제대로 된 한국을 느껴보고 싶다고 졸라대는 외국인 친구나 바이어를 데리고 가서 한국의 근대사에 대해 숨이 차도록 얘기를 해도 이야기 거리가 끊이지 않는 곳인지라 ‘물반 고기반’이라는 말처럼 추억을 그리는 ‘한국사람 반’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외국사람 반’이다.

‘BBQ 7080’에서는 삼겹살부터 홍콩에서 보기 힘든 양대창, 곱창, 막창에 돼기 껍데기까지 모든 고기를 총 망라하고 있고 느글거리는 속을 시원하게 달래주는 열무국수는 이 집의 최고 메뉴다. 최근 코털 아저씨 이동엽 사장이 새로 선보이고 있는 ‘돼지국밥’은 제주에서 공수해온 흑돼지를 푹 고운 것으로 술 마신 후 뜨끈하게 뒷마무리할 때 딱 좋다.

침사초이 ‘BBQ 브라더스’ 에서 시작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산람도에 대형 고기구이집을 오픈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BBQ 7080’. 살얼음이 서걱대는 열무국수와 복고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BBQ 7080’이 당분간 홍콩의 불타는 밤을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한다.


BBQ 7080

주소 : 1/F, The Leader Commercial Building, 54-56 Hillwood Raod, Tsim Sha Tsui
尖沙咀山林道54-56號利雅商業大廈1樓
전화 : 2735 2099
가격 : $101-$150 /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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