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신분노출 없이 저비용 수술 등 목적"
중국 임신부들의 홍콩 원정출산이 사회문제가 된 데 이어 이번에는 반대로 홍콩 여성의 중국 원정 낙태가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가 지난 3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특집 기사를 인용해 매년 낙태를 하는 홍콩 여성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중국을 수술 장소로 선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임신 10주 이상이 되면 낙태를 제한하는 홍콩의 엄격한 규정과 관련이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신분 노출 없이 저비용으로 수술할 수 있는 점도 이런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에서 낙태하는 홍콩인 가운데는 12~14세 전후의 어린 소녀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의료기관에서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의 가난한 여성이나 부모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기를 꺼리는 어린 소녀들이 국경을 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의 산부인과 병원들은 열악한 시설에도 홍콩에서 온 낙태 수술자들로 연일 만원을 이루고 있다.
수술자들은 칸막이용 커튼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좁은 병실에 여러 명이 입원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병원 내 감염과 낙태 수술 뒤 정신적 후유증 등이 우려된다.
선전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어느 산부인과 병원을 가더라도 마찬가지로 붐빌 것"이라면서 "최근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치고 조용한 곳은 없다"고 전했다.
신문은 대기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병원은 4~5일씩 기다리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CMP는 홍콩 당국의 공식 통계에서는 낙태자 수가 수년 사이 줄고 있지만, 중국에서 수술하는 여성들까지 포함하면 실제 낙태자 수가 감소한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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