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에서 국제변호사 행세를 하며 한·중 여성들에게 수억원의 금품을 뜯어낸(경향신문 3월25일자 12면 보도) 혐의로 경찰 수배를 받아온 일명 ‘광저우 카사노바’ 신모씨(43)가 홍콩에서 붙잡혔다.

경찰청 외사국은 지난달 중국 광저우에서 홍콩으로 출국하던 신씨를 출입국관리소에서 붙잡았다고 3일 밝혔다.

신씨는 2009년부터 중국 광저우와 홍콩에 머물며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후즈 히어’ 등을 통해 국내 여성들을 홍콩으로 유인해 신용카드를 받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피해 여성들에게 접근할 때 자신의 이름을 본명이 아닌 ‘신민’이라고 소개했다. 또 여성들에게 “비행기표를 끊어달라”고 요청할 때는 동생의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신씨는 2009년 출국하기 전부터 서울과 대전, 광주 등에서 사기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다. 한국에서는 더이상 도망칠 곳이 없자 2009년 10월 전과가 없는 동생 신모씨(42)의 주민등록증과 여권을 위조해 태국으로 출국한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앞서 지난 3월 신씨가 여성에 대한 사기 행각 외에도 친동생의 주민등록증과 여권,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중국 등지에서 활동한 사실을 밝혀내고 홍콩과 중국 영사관에 사법공조를 요청했다.

홍콩 현지경찰은 현재 신씨를 상대로 공문서 위조·행사 혐의를 조사중이다. 홍콩에서 위조여권 행사 혐의로 기소될 경우 최대 1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경찰은 신씨가 현지 교도소에서 형을 살고 한국으로 추방되면 공항에서 신병을 넘겨받아 보강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혐의로는 사법공조를 요청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위조 여권을 사용한 사실을 홍콩 현지 영사관에 통보했다”면서 “신씨가 붙잡힐 때 동생 신분증을 제시할 가능성에 대비해 신씨와 동생의 지문자료를 함께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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