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에 의료진까지… 기업형 장기밀매
빈곤층… 생활비 마련, 청소년… 오락용품 구입 목적
중국이 장기밀매 행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장기밀매가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너무도 손쉽게 이뤄지고 혐의자들이 체포돼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형량이 그다지 높지 않은 탓에 장기밀매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빈곤층이 돈을 구하려는 목적으로 장기를 파는 게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오락용품을 사려는 목적으로 장기매매를 한 사례도 적발돼 중국 전역을 놀라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에서는 장기밀매가 갱단이 수요자와 공여자를 찾고 장기적출과 이식을 담당할 의료진까지 갖춘 기업형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실제 8일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는 장쑤(江蘇)성 공안국이 지난 7일 16명의 '기업형' 장기밀매 갱단을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직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 채팅방을 통해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해 장기 판매를 제의하여 공여자를 모집해 합숙시키고 건강검진 등의 절차를 거쳐 장기를 적출해 수요자에게 판매해왔다.
장쑤성 공안국은 이들 16명 외에 4명의 중개인이 수요자를 연결해왔다고 전하면서 그동안 해당 조직이 12차례의 수술을 해왔고 그 가운데는 인도네시아에 가서 해당국 수요자에게 장기이식을 한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에도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16명으로 구성된 신장밀매 조직이 검거되기도 했다. 베이징 공안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50차례 신장밀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지난해 10월에도 산둥(山東)성에서 장기밀매 혐의로 18명이 체포되고 병원 2곳이 폐쇄처분을 받았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안후이(安徽)성 출신의 한 고등학생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려고 온라인 채팅방에서 장기매매를 소개받아 이식수술을 통해 자신의 신장을 판매한 사실이 안후이성 공안당국에 적발됐다.
통상 중국에서 장기밀매는 '조직'이 공여자와 수요자를 찾고, 여기에 가세한 병원 의사 등이 수요자가 건네는 돈을 나눠 챙기는 형태로 이뤄진다. 그 때문에 수요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과도한 비용을 내지만 이를 대부분 중간에 낀 조직이 챙기고 정작 공여자에게는 극히 일부만이 돌아간다.
차이나데일리는 위생부를 인용해 현재 중국에서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150만 명에 이르지만, 합법적인 장기이식이 가능한 경우는 매년 1만여 명에 불과하며 이 때문에 장기밀매가 횡행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유교문화가 여전한 중국에서 장기기증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도 장기밀매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아울러 중국에서 의사에 대한 급여와 처우가 열악한 탓에 쉽게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이나데일리는 무엇보다도 장기밀매에 대한 '약한' 처벌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어떤 형태의 장기 거래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해당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은 징역 5년형 정도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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