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청소년의 우울증과 불안 증세가 성인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17세 청소년 중 우울증 경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30%를 넘어섰고, 불안 증세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0%에 달했다.
이는 성인에 대한 조사 결과보다 각각 12%, 20% 높은 수치다.
한 전문의는 "홍콩의 부모들이 자녀에게 과도한 과외 활동을 강요하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있다"면서 "청소년이나 아동은 부정적인 심리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녀의 심리 상태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설문조사 형식으로 10세~17세 초중등학생 1500명과 8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1493명의 학생 중 33%가 자신에게 우울증 경향이 있다고 답했고 불안 증세가 있다고 답한 경우는 47%로 더 많았다.
중문대학 의학원 우지윈(胡志遠) 교수는 "홍콩 청소년의 우울증과 불안 증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학교는 과잉행동장애(ADHD)나 자폐아동 문제만 중요시하고 상대적으로 학생의 정서 문제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는 자녀가 출발선에서부터 뒤처지지 않게 하기 위해 '세세하게' 모두 배우기를 바라지만 결국 아이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밝힌 응답자들은 매일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이 8시간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상인보다 17% 많은 시간이다.
우 교수는 "온라인 세계에서는 스트레스에 직면하는 경우가 적어 소위 진정작용을 하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가 있는 사람이 쉽게 중독되기도 하지만 온라인 세계에 지나치게 빠져들게 되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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