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국어 학습 3세 아동 의사소통 능력 1년 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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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경제일보(經濟日報)> |
세계화 시대에 외국어 교육은 필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국제도시로 이름 높은 홍콩은 특히 자녀의 다중언어교육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너무 성급한 마음이 오히려 자녀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고 한다.
한 부모는 3세인 자녀에게 광둥어, 만다린, 영어, 일어 등 4개국어를 학습하도록 해 결국 아이의 의사소통 능력이 평균보다 1년 정도 뒤쳐져 아기 수준의 언어를 구사해 결국 치료를 받게 된 경우도 있다.
또 대학입시에 버금가는 홍콩 초등학교 입학 면접에 대비해 영어만 쓰도록 하거나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준 나머지 아예 말수가 줄어들거나 모국어인 광둥어마저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유아의 외국어 학습은 능력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모국어 발달에 악영향을 끼치고 학습동기도 사라져 버려 출발선에서부터 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언어치료사인 청까헤이(鄭家雯) 씨는 부모의 욕심으로 세 살부터 4개 국어를 배웠지만 결국 의사소통마저 어려워 치료를 받아야 했던 경우를 떠올렸다.
"이 아이의 부모는 영어와 만다린을 동시에 가르치는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따로 일어도 배우게 하면서 엄마 아빠는 광둥어를 했다. 이 아이는 타고난 언어 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 가지 언어만 배웠으면 큰 무리가 없었겠지만 여러 언어를 배우다보니 각 언어마다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고 결국 4가지 모두 잘 따라가지를 못 했다"고 설명했다.
청 씨는 "처음 치료를 시작했을 때 아이의 언어 능력이 같은 연령에 비해 1년 정도 뒤쳐진 상태였다"며 "여전히 아기처럼 말하면서 볼링공을 보고 영어와 광둥어로 '포'라고 말하는 수준이었는데, 사실 3세 아이는 대부분 '이건 빨간색 볼'이라고 완전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부모는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아이와 대화하면서 '카를 가지고 놀까?' 하는 식으로 영어 단어를 섞어서 대화를 했지만 오히려 아이를 혼란스럽게 했을 뿐이다.
청 씨는 아이의 부모가 전문가의 조언으로 일본어 학습은 포기했지만 만다린과 영어 유치원은 끝가지 고집했다. 1년 동안 치료를 받고 난 후 아이는 문장으로 자기 의사를 표시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같은 또래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언어 능력 시험이나 초등학교 면접시험을 대비해 면접시험 대비 학원에 보내거나 억지로 영어로 말을 하라고 강요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자녀의 초등학교 면접시험을 앞두고 자녀들이 광둥어로 말하면 영어로 고쳐 말하도록 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럴 경우 아이들은 자신이 광둥어를 틀리게 말했다고 여기고 다시 말하려 하지 않거나 잘못된 어순이나 어법으로 말을 하게 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의 언어를 배우는 상황에서 아이의 실력에 대해 의심하거나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해 한다면 오히려 아이가 위축되고 질려버리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참여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대학 교육학원 학습·발달 및 다원교육 레이파이(李輝)는 "5세 이전은 언어 학습의 황금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가 외국어 학습에 흥미가 없다면 강요하지 말라"면서 "초등학교 입학 이후 등 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커지면 외국어 교육을 시작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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