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의 고통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홍콩 사회복지단체인 카리타스 가족 위기 지원센터(Caritas Family Crisis Support Centre, 이하 카리타스)는 도움을 요청한 중산층이 현재까지 총 2000명을 넘어서며 1년여 전보다 약 30%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대부분 경제 문제와 부동산 구입과 관련한 고민 등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으며 10%는 우울증 증세가 있고 심지어 자신을 '수입은 중산층이지만 생활은 빈곤층'인 '가난한 중산'이라고 자조적인 표현을 하기도 한다.
카리타스는 "새로운 정부가 중산층의 내집 마련의 고통을 해결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다양한 분야의 산업 발전을 통해 홍콩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카리타스는 2009년부터 중산층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도움을 요청한 인원이 1년 전에는 약 1700여 명이었으나 현재까지 총 27100여 명으로 약 30% 증가했다.
카리타스 관계자는 "최근 세계 경기가 악화되면서 센터를 찾는 중산층은 대개 홍콩 경제전망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부동산 가격이 갈수록 높아져 내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루속히 집값이 안정되길 희망하고 있다"면서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상승 때문에 자신을 '가난한 중산층'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동 센터는 또한 "중산층은 학력이 높고 고연봉에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자기 계발에는 열심이지만 정작 마음의 고통을 털어놓을 시간이나 대상을 찾지 못해 부정적인 감정이 점점 쌓이다 보니 정서적으로 심각한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리타스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중 1%는 저조한 기분, 불면증, 집중력 부족, 우울증 등을 겪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치열한 경쟁과 업무 환경 속에서 밥줄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특히 계약직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소형 전자기계업체의 관리직으로 근무하며 월수입이 18,000홍콩달러인 30세의 미혼여성 렁 씨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고 자신의 학력이나 기술이 그다지 경쟁력이 있는 편도 아니기 때문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거나 상사와의 관계가 안 좋아지면 바로 해고될 수 있다는 걱정 이 하루 종일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가정 경제까지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회사와 가정에서 이중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입맛도 잃은 채 업무에 과실은 없는지 항상 긴장을 끊을 놓지 못하고 있는 렁 씨의 모습이 바로 홍콩 중산층의 현실이다.
카리타스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가 실질적으로 중산층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으로 희망한다"며 "특히 국민주택이나 정부주택 공급을 늘려 중산층의 내집 마련 부담을 덜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리타스는 홍콩 산업의 다원화를 통해 중산층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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