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서비스 24시간 중단 반발
온라인 저작권법·지재권보호법 등 채택 요구 맞서
스페인 유사법안 의회통과… 한국에도 영향 미칠 듯
미국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저작권침해금지법(SOPA)과 지식재산권보호법(PIPA) 등 인터넷 저작권 침해 규제안을 다른 국가에도 채택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지난 17일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도 미국의 인터넷 저작권 침해 규제안 도입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5일 알란 솔로몬트 주 스페인 미국대사가 스페인 정부에 SOPA와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미국 무역특별법 301조상의 '우선 감시국'에 스페인을 포함시키겠다고 압력을 가한 내용의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같은 압력을 받은 스페인은 SOPA를 본뜬 저작권 강화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라마 스미스 미국 하원의원(공화·텍사스)이 발의한 SOPA는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 적발 시 이용자만을 처벌했던 기존의 저작권법을 강화해 해당 사이트 도메인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PIPA에는 지식재산권 보호 범위를 해외로 확대시켜 규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같은 압박에 반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17일 "약 24시간 뒤 전 세계의 위키피디아 영문판 페이지는 SOPA와 PIPA에 저항하기 위해 검게 지워진다"는 메시지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미국 동부시각 18일 자정을 기해 위키피디아는 서비스를 중단하며, 24시간 동안 영문판 사이트를 검게 지울 예정이다.
위키피디아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는 "이는 열린 인터넷 공간에 위험한 아주 서투른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구글, 야후 등 정보기술(IT) 업체도 SOPA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지난해 12월 두 개의 법안 모두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이 법안에 대해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영화협회 미국레코드협회 등 저작권 관련 단체들은 국제적으로 벌어지는 온라인 저작권 침해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조속한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미디어 제왕으로 불리는 루퍼트 머독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바마가 해적질과 명백한 도적질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위협하는 실리콘밸리의 '페이마스터'(paymaster, 고용자)들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구글에 맹공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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