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입학 원하는 원정 아동 최대 6000명
관련 학비 지원금 1억 홍콩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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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명보(明報)> |
최근 몇 년 동안 홍콩에서 원정 출산하는 중국 임신부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미 유치원 입학 등 취학기에 접어든 중국아동이 적지 않아 큰 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
특히 홍콩 북구(北區) 지역 유치원의 경우 중국 아동들이 대거 몰려들며 홍콩 교육 시스템을 뒤흔들고 있다.
홍콩 통계처 자료에 의하면 올해 3세가 되는 '쌍비(雙非, 부모가 모두 홍콩시민이 아닌)' 아동은 2.98만 명에 달하고, 이 중 20%인 6000명은 홍콩에서 학교를 다닐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북구 유치원의 수용 가능 인원은 300여 명에 불과하다.
상수이(上水)의 한 유치원은 올해 '쌍비'인 부모가 베이징에서 자녀의 유치원 입학 신청을 해왔으며 일부 '쌍비' 부모는 딸이 홍콩에서 대학까지 마쳐 100만 홍콩달러가 넘는 홍콩정부의 교육 지원 혜택을 모두 받게 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북구 지역 유치원 정원은 모두 합쳐 1만 명이고 이 지역의 유치원 입학 적령기 홍콩아동은 9000명이기 때문에 홍콩아동만 생각한다면 입학 정원은 충분하다.
그러나 홍콩 교육국은 "이 지역 유치원의 정원 여유분은 2008년의 598명에서 2010년 364명으로 감소했다"며 "만약 올해 입학을 원하는 중국아동이 늘어나 북구 유치원의 수용 한계선을 넘어가면 홍콩부모나 '쌍비' 부모 모두 아이들을 다른 지역의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통계처 자료에 의하면 '쌍비' 부모에게서 태어나 유치원 입학 적령기가 된 3세 '쌍비' 아동은 2003년 709명에서 올해 2.98만 명으로 9년 동안 41배 급증했다.
교육국과 통계처는 각각 '쌍비'부모의 자녀 중 홍콩에서 학교를 다닐 아동 수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교육국의 과거 자료에 따르면 매년 실제로 약 6%의 취학 적령기의 중국 아동이 홍콩으로 넘어와 학교를 다녔다.
통계처가 과거 5년 동안 실시한 조사 결과 약 20%의 '쌍비' 임신부가 자신의 자녀가 홍콩에서 학교를 다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추산하면 올해 9월 홍콩 유치원에 입학할 '쌍비' 아동은 약 1700~6000명에 이르고 관련 학비 지원금만 최고 약 1억홍콩달러가 소요된다.
상수이(上水)의 한 유치원 교장은 원내 245명 학생 중 약 80%는 중국과 홍콩 부모의 자녀이고 15%인 약 40명은 '쌍비' 아동이라고 밝혔다.
이 유치원은 올해 120명이 입학 원서를 받아갔으며 내년 9월 입학 허가를 받은 신청자 중 '쌍비' 아동은 25%로 증가했다.
유치원 교장은 "한 '쌍비' 부모는 베이징에서 홍콩으로 직접 날아와 입학 신청서를 받아갔으며 입학에 성공하면 좀더 편리한 통학을 위해 선전으로 이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선전(深 ) 푸티엔(福田)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첸씨는 2명의 딸을 키우고 있다. 첸씨는 2003년 첫째를 임신했을 당시 남편과 함께 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날아와 아이를 낳을 생각이었지만 당시 SARS 때문에 계획이 무산됐다.
2006년 둘째를 가진 첸씨는 친구의 소개로 홍콩 세인트 테레사 병원에 예약을 하고 그곳에서 출산했다. 둘째는 순조롭게 홍콩 신분증을 받았고 홍콩에서 유치원을 다닐 예정이다.
첸씨는 "당연히 아이가 홍콩에서 계속 학교를 다니게 할 생각이고,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다면 최상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홍콩의 영어 수준이 중국보다 높다며 첫째는 선전에서 3학년에 다니고 있는데 영어 교과서 내용이 둘째의 유치원 학습 내용과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첸씨는 북구 초등학교의 정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올해 9월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둘째가 허가를 받지 못해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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