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 홍콩의 고등법원이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홍콩 영주권 취득을 제한하는 '입경조례'가 기본법에 위반된다는 판결을 내리고 난 후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영주권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입경처(入境處) 최신 자료에 의하면 지난달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영주권 신청은 모두 148건으로 지난해 매월 평균이 1건보다 적었던 데 비해 147배나 늘어났다.

홍콩정부의 항소 방침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영주권 문제는 완전히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최종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영주권을 신청하고 있다.

코즈웨이베이에 위치한 입경처 총본부 건물을 찾는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목적은 대부분 홍콩 영주권 신청서를 받는 것이다. 매일 20~30여 명이 신청서를 가져가고 있다.

한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홍콩 영주권을 얻고 난 후 어떻게 생활할지 장기적인 계획은 아직 생각하지 못했지만 친구가 신청을 해서 일단 자신도 같이 해보자는 생각으로 입경처에 왔다고 밝혔다.

홍콩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단체인 필리핀 연합회 관계자도 홍콩에 온 지 20년이 넘어 홍콩 영주권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됐고 이미 자신의 생활 터전은 홍콩으로 이곳 생활에 익숙해졌다며 "이미 신청이 가능해진 이상 뭘 더 기다리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비중국인의 영주권 신청 시 관련 서류를 다 제출하면 일반적으로 입경처 심사와 비준에 약 2개월이 소요된다.

지난 달 홍콩정부는 12만 명이 넘는 7년 이상 거주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이 항소 기간 대거 영주권 신청에 몰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경처가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영주권 신청 심사를 중단하는 것이 '법정모욕'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법원에 집행 보류를 신청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이 당국이 법정 판결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법정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히자 관련 신청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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