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귀가'를 이유로 엄마에게 야단을 맞은 11세 아동이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명보(明報)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 6시 경 11세의 람(林) 군이 홍함(紅磡)의 라구나 베르데(Laguna Verde, 海逸豪園) 단지 내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19층에서 5층 Podium으로 뛰어내렸다.
경찰 조사에 의하면 사망한 람 군은 이날 오후 3시 학교가 끝난 뒤에도 바로 귀가하지 않고 2시간 정도 밖에서 놀다 5시쯤 집으로 돌아왔으며 늦은 귀가에 화가 난 어머니 첸 모씨(39세)가 크게 나무라자 이에 불만을 품고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근 채 나오지 않았다.
1시간 뒤인 6시 경 람 군의 어머니 첸 씨는 자신의 아들이 창문을 기어올라 19층 밖으로 뛰어내리는 광경을 목격하고 크게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당시 교복을 입은 람 군은 이미 여러 군데 심각한 골절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람 군은 학업 성적이 뛰어나지 못해 내년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가족들로부터 학업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청년협의회 당렁쑨(鄧良順) 주임은 "사춘기에 접어든 아동은 생각과 정서 변화가 복잡하거나 불안정하고 부모에게 반항하며 '독립'하려고도 하지만 부모는 자녀의 변화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강제적이고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해 서로 충돌이 일어나곤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초등 5학년과 6학년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지나치게 공부를 강요하고 부담을 주거나실제와는 동떨어진 매우 높은, 심지어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하며 정작 자녀가 느끼는 스트레스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아 결국 파국으로 끝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당렁쑨 주임은 부모가 언제나 냉정을 유지하고 자녀와의 대화 시 언어 선택과 태도에 주의하면서 자녀의 급격한 정서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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