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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경제일보(經濟日報)> |
홍콩에서 유치원 입학을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경제일보(經濟日報)의 보도에 따르면 임신 7개월인 한 예비 엄마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를 위해 한 유명 국제유치원과 연결된 플레이그룹에 신청하려고 했지만 학교 측으로부터 '이미 너무 늦었다'는 통지를 받았다.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서민' 유치원 입학도 쉽지 않다.
한 비영리 유치원의 입학 신청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유치원 입학 전쟁은 입학 2, 3년 전부터 시작된다. 정원이 15명인 내년 신입생은 벌써 400여 명이 신청서를 접수해 27: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내 아이가 남들보다 똑똑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적어도 출발선에서 뒤쳐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1세 아들을 둔 한 중산층 여성 응나이(倪) 씨는 임신 7개월일 때 플레이그룹 참가 신청서를 접수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부모들보다 한참 늦고 말았다.
그녀는 "당시 이미 대기 명단만 300명이었고 알고 보니 임신 4개월째 신청해도 겨우 선택의 여지도 없이 겨우 토요일 반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플레이그룹을 신청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자신의 아이를 플레이그룹과 같은 재단인 국제유치원에 집어넣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응나이 씨는 아들을 위해 10여 개의 유명 유치원에 입한 신청서를 접수했고 초등학교 자료도 모두 파악해 두었다.
"La Salle나 Diocesan에 입학하고 싶으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두세 걸음 후의 일을 내다봐야 한다"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
응나이 씨는 아들의 과외와 놀이 활동을 위해 매달 3천홍콩달러를 쓰고 아들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그녀가 교육 문제에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친구들이 나를 '미쳤다'라고 하지만 나보다 미친 사람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중산층 가장인 첸(陳) 씨는 "줄을 서기 위해 아침 6시에 집을 나서면서 그 정도면 아주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250명이나 줄을 서 있는 상황이었고 맨 앞 사람은 전날 저녁 7시부터 줄을 선 상태였다"며 지난 주 툰문(屯門)의 한 유치원이 입학 신청서를 배부한 날의 웃지못할 상황을 전했다. 유치원은 아침 9시부터 500부의 신청서만 배부했고 이를 얻기 위해 부모들은 노숙도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첸 씨는 입학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부모들은 게임의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첸 씨는 "현재 모든 유치원은 1년 전에 신청서를 접수하도록 하고 있지만 두 살도 안 된 딸아이가 인터뷰를 잘 치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문제없이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유명한 국제유치원을 제외하더라도 명문 교육재단 산하의 여러 비영리 유치원의 입한 전쟁 역시 입학 2, 3년 전부터 시작된다.
실제로 경제일보가 학부모들 사이에 평판이 좋은 한 비영리 유치원에 내년 9월 입학 신입생에 대해 문의한 결과 "대기 명단에 올려줄 수밖에 없고 자리가 있다는 보장도 없다"며 15명 정원에 신청자가 이미 380명에 이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입학 신청 담당자는 2013년 말에 시작하는 유아반에 신청한 올해 출생 신청자만 벌써 70명에 달해 이미 정원을 넘어섰다며 "사실 출생하자마자 신청을 해야만 한다"며 기자가 너무 늦었다는 뜻을 나타냈다.
부모로서 아이를 원하는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일부 부모는 이러한 열망이 지나쳐 아이에게 큰 부담을 안기는 경우도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아이를 너무 많은 과외 활동에 참가하게 하면 2. 3세의 아동은 불안증세가 나타나고 부모는 "아이가 너무 잘 울고 나약하고 공부에도 뜻이 없어 장래에 남보다 앞서나가지 못할 것"이라며 지나치게 아이의 상태를 염려하게 되고 이러한 부모의 불안감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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