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사립학교 전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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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F가 매년 학비를 인상하고 정비 보조금도 줄어들면서 학부모 고통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진출처 : 동방일보(東方日報)> |
홍콩정부가 또다시 ESF(English Schools Foundation)의 정부 보조금 삭감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명보(明報)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은 홍콩 교육국이 지난 6일 입법회에 ESF의 미래에 대한 재검토와 여건이 허락된다면 2012년부터 점진적으로 '독립채산' 방식으로 운영하는 과도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립학교로 전환하는 방안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50년 역사의 ESF는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왔으나 최근 홍콩의 감사기관인 심계서(審計署)와 일부 입법회 의원은 보조금의 올바른 사용 여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해왔다.
입법회 교육사무위원회 청만공(張文光) 의원은 "ESF는 반드시 DSS와 사립국제학교 중 하나를 선택하고 관리감독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SF가 정부보조금만 챙기고 정부 감독을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관리감독이 받기 싫으면 사립학교로 전환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청 의원은 또 "정부가 ESF에 지속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관리감독을 강화해 공적자금이 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ESF는 홍콩의 로컬학교와는 다른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교과과정이나 교사관리 등에 자주성을 보장하고 ESF만의 특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ESF는 사랍학교로 바뀌게 되면 학비를 20% 정도 대폭 인상해야 하고 '적절한 비용(감당 가능한 비용)에 영어교육을 제공'한다는 학교의 설립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보조금 삭감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ESF는 44년간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아온 非로컬학교지만 국제학교에 속하지도 않아 학비가 정부 보조금을 받는 로컬 사립학교(DSS)와 국제학교 중간 정도 수준이다.
교육국은 문건을 통해 "ESF와 관련해 어떻게 하면 교육서비스 질에 영향이 없다는 전제 하에서 ESF가 점진적으로 독립채산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검토 결과 ESF가 장기적으로 자체 재정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현재 지급되는 보조금도 조정할 계획이지만 과도기를 마련해 현재 재학생들의 권익을 보장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교육국은 앞으로도 ESF에 보조금이 지속적으로 지급되기는 하겠지만 '보조금에 상응하는 관리감독시스템을 마련'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며 '한시적 서비스 계약 체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SF 헤더 두 케네(Heather Du Quesnay) 행정총재는 "정부가 이번에 처음으로 '독립채산식' 운영을 언급했다"며 "ESF는 홍콩사회에 지속적이고 부담 가능한 영어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정부 보조금은 전체 수입의 20%로 ESF를 사립학교로 전환하게 되면 학비를 대폭 올려야 하고, 학교 재건축 계획 등으로 재정 곤란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정부 건의안에 우려를 표명했다.
총재는 이어 "현재 65%의 학생이 홍콩 영주권자의 자녀로 학생들의 부모는 홍콩에 세금을 내는 납세자로서 정부의 보조금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지적한 뒤, "학부모들과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고 보조금이 어떠한 방식으로 변경되든 현재 1학년 또는 그 이상의 학생에게 영향이 없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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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교육국이 ESF의 재정 여건에 따라 사립국제학교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
한편 지난 11일 열린 입법회 교육사무위원회의 ESF 관련 토론회에서는 대다수의 의원들이 교육국의 건의에 불만을 표시했다.
다수의 입법회 의원들은 정부는 마땅히 ESF에 지속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공적자금의 관리감독을 강화해 ESF가 홍콩에서 일하거나 투자하려는 외국인들의 자녀에게 '부담 가능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SF는 1967년 홍콩에 거주하는 非중국인에게 영어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현재 ESF 산하 14개의 초중등학교, 1개의 특수학교가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홍콩정부는 10년 전부터 정부지원금을 동결하기 시작해 현재 3억 홍콩달러를 지원하고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ESF는 지속적으로 학비를 인상해 정부와 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ESF는 학비 인상과 관련해 학생 수는 증가하는 반면 학생에 대한 보조금 액수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데다 국제학교의 교육 서비스 수준에 맞춰 경쟁하려면 학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교육국은 즉각적인 정부보조금 중단 계획은 없다며 ESF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성급하게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여전히 ESF가 '자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토론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밝혀 ESF의 사립학교 전환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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