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충전'으로 매월 250만 홍콩달러 낭비

▲ 홍콩정부는 최근 5년 동안 다양한 정책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힘써왔으나 오히려 전력 사용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민은 찜통 같은 실내 공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 에어컨 사용 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처 : 경제일보(經濟日報)>

 홍콩정부가 지난 5년 동안 힘써왔던 에너지 절약과 오염 물질 배출 감소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205만 가구의 평균 전력 사용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2대 전력회사인 CLP(中電)와 HK Electric의 전력 사용량은 각각 7.6%m 2.4%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매월 사용하는 전력량의 10%를 차지하는 전자제품이 전기 소비 증가의 원흉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일보(經濟日報)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홍콩시민들이 습관적으로 밤새 충전을 해 낭비되는 전기비가 매월 250만 홍콩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소위 '얼리어답터'인 대학교 3학년 펑(馮) 씨는 "홍콩인들은 밤새 충전을 해서 배터리를 꽉 채워놓아야 안심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펑 씨는 평일 외출 시 최소 5개의 전자제품을 휴대하고 나간다. 스마트폰 2대, 테블릿 PC 1대, 아이팟 터치 1대와 휴대용 충전기가 그의 휴대 목록이다.

펑 씨는 "차를 기다리거나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며 "낮 동안 사용할 배터리의 전원이 충분하도록 스마트폰을 밤새 충전하고 다른 전제제품은 매주 1, 2회 밤샘 충전을 한다"고 털어놓았다.

경제일보는 일부 전제제품은 충전이 100%된 후에도 전원을 끊지 않으면 계속해서 전기가 소비된다고 지적했다.

매일 밤 아이폰이나 휴대전화를 8시간 동안 충전할 경우 매월 낭비되는 전력은 1kWh에 불과하지만, 250만에 달하는 홍콩 전체 전기 사용 가구가 '밤샘 충전'을 통해 전기를 낭비한다면 매월 250만kWh의 전력이 낭비되고 1kWh를 약 1홍콩달러로 계산하면 약 250만 홍콩달러가 낭비되는 셈이다.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 관계자는 미국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09년 매 가정평균 25개의 전자제품을 소유하고 있으며 전자제품이 가구별 사용 전력량의 15%를 차지하고 있고 이는 80년대보다 3배나 증가한 수치로 20년 후에는 3배 급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홍콩대학 기계공학과 교수는 홍콩인들이 겨울철에 사용하는 컴퓨터, 휴대전화, 아이패드 등의 전자제품의 전력 사용량은 전체 가정 전력의 10%에 달할 것으로 추측했다.

홍콩정부는 2006년 에너지 절약 정책을 시작했으며 당시 건축물의 전력 사용량을 매년 1.5% 줄여나가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2009년에는 대형 빌딩의 에너지 절약 사업에 4.5억 홍콩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환경국과 양대 전력회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CLP(中電)의 가정용 전력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매 가구당 평균 전력 사용량은 2006년 3856kWh에서 지난해 4149kWh로 7.6% 늘어났다.

HK Electric의 경우에도 홍콩섬의 주택 평균 사용 전력은 지난해에는 소폭 감소했지만 5년 누계는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호서는 사용 전력량은 가구별 인구, 인구 증가, 전체 경제활동 증가와 날씨 등 여러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