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관련 수칙 제정, 과대광고 방송 금지 촉구
DHA, AA, Phd, 유산균, 수용성 식이섬유……. 영유아 분유 광고는 아기의 지능과 시력, 기억력 향상, 창의력 증가, 변비 해결 등의 문구를 통해 특별하고 중요한 기능을 강조하며 소비자에게 분유의 좋은 이미지를 무의식중에 전달하고 있지만 홍콩 병원약제사학회는 최소 5개 항목이 사실과 동떨어진 과대광고에 속한다고 비판했다.
동 학회는 정부가 관련 기준안을 마련해 과대광고나 허위광고 사실이 발견되면 바로 방송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콩약제사학회는 최근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7개 주요 분유 상품을 연구한 결과 대다수의 제품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약제사학회는 특히 DHA 함량이 많아 영유아의 두뇌와 시력 발달에 좋다는 광고의 경우 DHA는 단기간 영유아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될 뿐, 4개월 이상의 영아에 대한 효과는 검증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분유 업체는 광고 문구에 인지질(Phospholipid))을 'Phd'라 표기해 소비자들에게 박사 학위(Phd, Doctor of Philosophy)를 연상시키면서 영아의 기억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약제사학회는 인지질 성분이 영유아 발달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는 여전히 임상 연구를 통한 증명이 필요한 단계라고 지적했다.
홍콩의원약제사학회 부회장은 "PhD, P2 시스템과 같은 약자를 광고 문구에 사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도록 만들고 현혹시키는 것은 바로 과대광고로 소비자들을 속이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DHA 함량이 반드시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기의 배변을 도와준다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 성분은 현재 성인과 노인의 변비 문제 개선과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만 증명된 상태로 영아에 대한 작용은 아직 연구 단계다.
수용성 식이섬유, 베타글루칸(beta-glucan) 등도 영아 건강 개선이나, 저항력 증가 등에 대한 사실 입증이 부족한 상황이다.
홍콩병원약제사학회 회장은 시중의 분유는 모두 국제식품표준인 Codex에 맞춰 제조되기 때문에 각종 영양 성분은 제품별로 큰 차이가 없다며 분유 제조업체는 부모들이 아기의 두뇌 발달, 변비 문제 등에 관심이 많은 데 초점을 맞춰 광고 문구 속 성분의 효과를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분유 제조업체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선전하기도 하지만 연구대상이 60명에 불과하다며 "분유를 마시는 영아가 만 명이라고 할 때 연구 대상도 만 명이 넘어야 참고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이에 필요한 연구 기간 역시 8~10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홍콩병원약제사학회는 분유 선전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영양사와 약제사, 소아과 전문의 등 전문가로 구성된 감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홍콩 위생서도 이미 분유 판매 관련 수칙 제정을 위한 전문팀을 구성해 올해 말까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