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홍콩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 채소 중 70% 이상이 관련 인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90% 이상의 상점에서 입으로는 유기농이라고 광고하면서도 판매대에는 이를 증명할 만한 내용이 전혀 표기되어 있지 않고 일부 유기농 채소의 정가는 1근당 10홍콩달러 이상 지나치게 저렴해 소비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홍콩에서는 매일 4.5톤에 달하는 유기농 채소가 산출되고 있다.
홍콩유기자원센터는 올해 초 홍콩의 91개 시장을 조사한 결과 115개의 채소 판매점이 유기농 채소를 판매한다고 광고하고 있었지만 이 중 74%는 상품 인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홍콩섬의 시장 중 유기농 인증을 받은 채소를 판매하는 상점은 단 한곳뿐이었다. 센트럴과 에버딘 시장의 유기농 채소 판매점은 인증을 신청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유기농' 인증을 받지 못한 채소 중 10%만 포장지에 유기농 채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고 나머지는 판매 상인들이 말로만 유기농 채소라고 선전하는 상황이었다.
유기자원센터 옹운청(黃煥忠) 주임은 일반 채소를 유기농 채소로 속여 팔다 발각될 경우 2500홍콩달러의 벌금을 물게 되기 때문에 대다수의 판매 상인들이 따로 표기하지 않고 입으로만 유기농이라고 설명하면서 상품설명조례를 위반하지 않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전의 유기농 채소는 잎은 누런 편이고 줄기 역시 가늘고 여리지만 현재 유기농 채소와 일반 채소를 외형상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다"며 시민들에게 지나치게 청록색인 채소는 화학비료를 사용했을 확률이 높다며 이런 상품은 구매를 피하라고 조언했다.
옹 주임은 유기농 채소의 합리적인 가격은 1근당 18~25홍콩달러 정도라며 조사 결과 무인증 유기농 채소 판매점 90%는 정가가 오히려 15홍콩달러보다 낮았지만 이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거나 설명 자체를 거부한 상점이 대다수였다고 밝혔다.
"1근당 10홍콩달러 또는 그 이하의 가격에 판매하면서 '유기농'이라고 말하는 경우는 중국에서 수입한 상품이 아니고서는 그 신뢰성이 더욱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홍콩 어농자연호리서(漁農自然護理署) 옹쯔공(黃志光) 서장은 유기 인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며 현재 가짜 유기농 채소를 팔다 적발되는 건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현행 제도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하면서 어농자연호리서 직원이 정기적으로 시장의 판매 상점들을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옹운청 주임은 어농호리서 직원이 현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다 해도 대다수의 무인증 채소 판매점이 '유기(有機)'라는 문구를 드러내놓고 표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 집행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현재 160여 개에 달하는 홍콩의 유기농 농장은 어농자연호리서의 확인을 받았지만 이 중 86곳만 인증서를 신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