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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마시면 밀린 임금 두 배로 줄게" 농민공 자살 부른 비정한 중국 사장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1-02-10 13:11:04
  • 수정 2011-02-10 13: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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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52호, 2월11일
춘절 앞두고 체불임금 지급 요구 거부

춘절(설)을 앞두고 농민공 류더쥔(45)은 체불임금 3200위안(약 54만 원)을 받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허베이성 위톈현의 석탄운반회사에서 일하면서 하루 120위안을 받기로 했지만, 사장 왕하이는 임금 지불을 계속 미뤘다.

지난달 16일 그는 사장을 찾아가 체불임금을 달라고 호소하다가 맹독성 제초제인 파라콰트 70g을 마셨다. 13일 동안 사경을 헤매던 그는 11살 딸과 칠순의 노모를 남기고 지난 29일 숨을 거뒀다.

"사장에게 두 번 찾아가 밀린 임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제초제를 사서 세 번째로 찾아갔더니, 사장은 내가 제초제를 마실 수 있으면 밀린 임금의 두배를 주겠다고 말했고, 나는 제초제를 마셨다"고 류는 죽기 전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류더쥔이 숨을 거둔 29일 사장 왕하이는 밀린 임금 3200위안을 류의 가족들에게 내밀었다. 사건이 보도돼 파장이 커지자 왕하이는 26만 위안의 보상금도 제시했다고 가족들은 말했다.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농약을 마셔야 했던 류더쥔의 죽음은 중국 농민공들이 처한 현실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지난해 9월에는 산시성에서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던 농민공 114명이 구타를 당했다. 체불임금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춘절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이 모든 체불임금을 지급하도록 촉구하면서 이를 지급하지 못하면 신규 투자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독립적인 노조나 공정한 사법 시스템이 없는 중국에서 농민공들은 임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이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골 지역 등에서는 많은 고용주들이 노동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있으며, 류더쥔도 노동계약서를 쓰지 않아 임금을 받기가 더욱 어려웠다고 노동단체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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