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자들이 지하금융기관을 통해 국내 재산을 해외의 조세피난처로 빼돌리는 사례가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동상보(山東商報)는 18일 익명의 정관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의 기업가, 상인, 고위관료, 연예인, 작가 등 상당수 부호들이 지하금융기관을 통해 돈세탁을 한 후 해외의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장부상 회사)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유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지하금융기관들은 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나 점조직으로 영업을 하고 있으며 돈세탁 비용은 거래금액의 0.0001~0.1% 등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금융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화교들이 밀집한 지역에서도 은행과 거의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며 성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전세계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가 70만개에 달하고 이중 50만개가 영국의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돼 있는데 버진아일랜드 등록 페이퍼컴퍼니의 40% 가량인 20만개가 중국 관련 기업이라는 것이다.
페이퍼컴퍼니는 설립을 도와주는 대리기관을 통하면 24시간만에 모든 수속을 마칠 수 있어 부호들이 국내 재산을 해외로 신속하게 이전시킬 때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 꼽힌다.
페이퍼컴퍼니의 설립비용은 최소 300달러에서 최대 1천달러에 불과하고 한번에 수억위안에서 수백억위안을 송금할 수 있다.
전세계 대부분 은행들도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들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승인함은 물론 이들 페이퍼컴퍼니의 거래은행이 되고 재무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자들은 국내에서 세금을 적게 내고 외환관리법의 통제를 피해 자유롭게 해외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재산을 해외로 도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201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천달러 가량으로 전세계 100위 수준이지만 억만 부호의 숫자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에 크게 뒤지지 않고 있다.
재계정보 제공기관인 후룬(胡潤)의 `2010년 후룬재부보고'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중국에 1천만위안(17억원) 이상 자산가는 87만5천명, 1억위안 이상 자산가는 5만5천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6.1%와 7.8% 증가, GDP 증가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보스턴컨설팅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에 100만달러 이상 자산가가 이미 67만명에 달해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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