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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사람 - 홍콩에 나눔의 행복 전파하고 떠나는 [우리은행 김석진 지점장]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1-01-13 18:33:30
  • 수정 2011-01-20 12: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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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48호, 1월14일
 홍콩을 떠나는 느낌, 아쉬운 점, 임기 동안 이루었던 가장 의미 있는 일.


▶ 홍콩에서 처음 근무했던 1995년 5월부터 1998년2월까지 약 3년 동안에는 홍콩의 중국 반환, 외환위기 및 부동산 가격 폭락 등 큰 사건들이 많았었죠. 그로 인해 고통 받았던 분들도 많았습니다. 두 번째로 근무한 2007년 9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약 3년 동안에도 소위 리만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또 다시 많은 분들이 힘들어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의 위기 때 두 번이나 홍콩에서 근무했던 저로서는 만감이 교차합니다. 하지만, 한국계 금융기관 대부분이 그랬듯이 이번에는 외환위기 때처럼심각한 부실이 없었서 그나마 다행이었죠. 홍콩은 제게는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고 그동안 교분을 쌓은 많은 소중한 분들과 이별은 하게 되니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임기 동안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한 회사의 회생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제일 큰 보람이었습니다. 이는 홍콩 내 관련 금융기관장 모두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홍콩법인 CEO의 책임감과 신뢰성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우리은행이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펼치고 있는데, 홍콩지점에서는 김 지점장님이 부임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압니다. 그 동기와 의미, 성과가 궁금합니다.


▶ 우리은행은 1899년 고종황제의 황실자금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은행입니다. 한국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가 진행되고 있죠. 현재 구체적인 민영화 방법과 일정이 재검토 되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은행으로서 소외된 국민과 함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전국 1000여개 점포에서 정기적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죠. 홍콩은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해서 의외로 소외계층이 많더군요. 홍콩의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봉사활동은 우리나라 우리은행이 한국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해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것과 비슷한 취지에요. 처음에 사회봉사활동을 제안했을 때 일부 홍콩 현지직원들로부터 다소의 반발이 있었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돈을 더 벌어서 번 돈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현금기부도 좋지만, 우리가 직접 땀 흘리면서 몸으로 체험하는 사회봉사활동이 더 보람 있다'고 설득하여 어렵게 시작했습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연말에 한 번씩 사회봉사활동을 했었는데, 2009년 12월에 타이오 어촌마을에서 독거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 때 그들의 초라한 삶의 모습을 보고 전 직원들이 다소 충격을 받았고 봉사 후에는 더욱 큰 보람을 느꼈죠. 그 이후 2010년부터는 분기별로 사회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어요. 이제는 사회봉사활동이 우리은행 홍콩지점 전 직원에게 이미 정착되어 일부 본국직원과 홍콩 현지직원의 경우에는 자녀들을 함께 참가하여 봉사할 정도로 참여도가 아주 높고 봉사 후에는 매우 만족스러워합니다. 사랑은 나눌수록 더 커지니까요.


 

가난한 이웃을 돌아보고 나누는 마음의 발로는?

▶ 성경 말씀에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 중에 사랑이 제일'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하느님께서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오복음)' 라고 하셨으니 우리들의 실천이 중요하지 않겠어요?

우리 주위에는 남몰래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형편에 따라 부자는 가진 돈의 일부를 불우한 이웃에게 나누고, 평범한 사람들은 몸으로 따뜻한 체온이라도 나누면 이 사회가 더 밝고 아름다워지지 않겠어요? 사실 저는 초등학교 때인 1970년대에 우리집이 부자인 줄 알았어요.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절대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시주승(施主僧), 상이군인, 넝마주이 그리고 거지들이 자주 집에 들르곤 했지요. 그 때마다 모친은 쌀뒤주에서 쌀을 큰 바가지로 퍼 주거나, 돈을 주고 어떤 때에는 아예 새로 밥을 해서 밥상을 차려 주시더라고요.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생각해 보니 우리는 부자도 아니고 오히려 지지리 못살면서 왜 그랬을까 참으로 궁금했지요. 나중에 모친이 돌아가시기 전에 저희 부부에게 마치 유언처럼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옴마가 덕을 많이 베풀었으니, 느그들은 자~알 살끼다'


본국 부임지, 그리고 돌아가서 이루고 싶은 일.

▶ 서울역 앞의 서울스퀘어빌딩(옛 대우센터빌딩) 5층에 소재한 남대문기업영업본부 소속 RM(기업영업지점장)으로서, 대우인터내셔널과 OCI(동양화학) 계열을 담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담당업체에 대한 Financial Solution Provider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특히, 세계 금융 중심지 중의 하나인 홍콩에서의 인연을 바탕으로 담당업체의 해외 차입을 주선할 일이 있으면 홍콩 소재 한국계 금융기관에 연락하겠습니다.


홍콩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는 후배 주재원과 교민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

▶ 홍콩생활을 최대한 마음껏 즐기십시오. 그 중에 약간의 시간을 내서 우리의 사랑을 조금씩 나누어 줍시다.

▶ 그동안 여러 가지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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