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오리온 '고래밥'도 2위 불명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각종 행사나 모임의 필수품인 스낵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에서 판매 중인 스낵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소비자위원회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튀기거나 구운 과자 90개 제품에 대한 검사 결과 89개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아크릴아마이드는 특히 감자칩과 감자튀김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으며 Jack n' Jill(珍珍, 사진)의 바비큐맛 감자칩의 경우 3000㎍/㎏으로 소비자위원회가 검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양이 검출됐다. 한국 Orion의 고래밥(魚仔餠)은 2100㎍/㎏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보도가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슈퍼마켓에 환불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등 조사 결과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전분(녹말)질이 많은 식품을 120℃ 이상 고온의 기름에서 조리할 때 전분질 중의 아스파라긴산과 포도당이 결합해 생기는 물질이다.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1994년 이 물질을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로 분류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물질의 마시는 물(음용수) 속 함유 기준을 0.5㎍/ℓ로 제한하고 있다.
Jack n' Jill의 감자칩 1봉지(140g)에 함유된 아크릴아마이드는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마시는 물 기준에 해당하는 물 840ℓ에 함유된 양과 같아, 이 제품을 1봉지만 먹어도 세계보건기구의 음용수 기준을 초과하는 물을 매일 2ℓ씩 2년 3개월 내내 마시는 것과 같은 아크릴아마이드에 노출되는 셈이다.
이번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90개 제품은 감자칩, 감자튀김, 비스킷, 시리얼 등으로 밍파이(明輝)의 인도네시아 새우칩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서 제품별로 적게는 6㎍/㎏에서 많게는 3000㎍/㎏에 달하는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됐다.
홍콩시민들이 애용하는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에서도 74~894㎍/㎏에 달하는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됐다.
쌀과자와 시리얼 제품의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은 29~460㎍/㎏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홍콩 식품안전센터 관계자는 "아크릴아마이드는 동물실험 결과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갑상선, 고환, 신장, 유방, 난소, 중추신경 등에 종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크릴아마이드는 신체에 축적되지는 않지만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준다고 경고하며 "현재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홍콩에도 아크릴아마이드 함유량에 대한 규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콩 소비자위원회는 "식품의 아크릴아마이드에 대한 안전기준이 없어 어느 정도 섭취해야 암을 유발하는지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아크릴아마이드가 함유된 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발암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며 "다양하고 균형잡힌 식사와 함께 채소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건전한 식생활을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콩 식품안전센터는 현재 관련 가이드라인 초안 작성을 위해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식품 내 아크릴아마이드 함유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크릴아마이드가 가장 많이 검출된 Jack n' Jill(珍珍)의 홍콩 대리점은 이번 검사 결과와 관련한 질문에 일절 응답하지 않았으며 3개의 제품에서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된 Calbee Four Seas Co., Ltd.(卡樂B四洲有限公司) 관계자는 "자체 검사 결과 일부 제품에서 소비자위원회의 검사 결과보다 적은 양의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됐지만 아크릴아마이드의 함유량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스낵 제품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접한 홍콩 시민들은 많은 우려를 표시했다. 한 시민은 평소에 손자에게 자주 과자를 사줬지만 앞으로는 절대로 사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슈퍼마켓에 가서 환불해 달라고 할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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