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필리핀에서 발생한 홍콩 관광객 인질극과 관련, 당시 대응을 맡았던 필리핀 고위 당국자들이 형사처벌을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대통령 법무팀이 인질극 진상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검토하고 이같은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내놨다고 11일 밝혔다.
애초 진상조사위는 미숙한 사태 대응의 책임을 물어 알프레도 림 마닐라 시장과 지저스 베르소사 당시 마닐라 경찰청장을 형사처벌하라고 권고했었다. 림 시장은 아키노 대통령의 정치적 조력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법무팀은 림 시장과 베르소사 전 청장, 경찰 고위 간부 4명, 반(反)부패기구 당국자 1명 등에 대해 형사처벌 대신 행정조치를 권고했다.
또 제시 로브레도 내무장관과 리코 푸노 내무차관, 당시 경찰의 진압작전에 간섭한 언론인 2명과 방송국 3곳도 형사처벌을 면했다. 푸노 차관은 아키노 대통령과 가까운 친구다.
아키노 대통령은 경찰의 상위조직인 내무부의 장ㆍ차관이 형사처벌을 피한 데 대해 "우리는 모두 인간이고 완벽한 사람은 없다"면서, 대신 이들에게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강하게 경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아키노 대통령은 인질범의 남동생에 대해서는 불법으로 총기를 소지하고 인질극에서 공범 노릇을 한 혐의로 형사입건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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