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출신인 저우 부부는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출산관광 컨설팅업체를 운영 중이다. 저우 부부는 미국 원정출산을 원하는 임신부를 중국인이 운영하는 캘리포니아주의 산부인과 병원과 연결시켜주는 일을 맡고 있다. 이들은 알선료 1475달러(약 180만원)을 받고 중국인 임신부가 출산 이전 2개월, 출산 후 1개월, 총 3개월 동안 미국에 머물며 출산 상담, 진찰,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최근 출산관광 컨설팅업체의 중개를 통해 미국 원정출산을 떠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에서 미국 출산관광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나 컨설팅업체는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십개에 달한다. 저우 부부는 "고객의 대부분은 의사, 변호사, 사업가 등 부유한 중산층"이라며 지난 5년간 자신들의 알선으로 원정출산에 나선 중국인은 500~6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이 원정출산을 떠나는 이유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부모의 국적과 상관없이 미국 시민권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최근 원정출산을 신청한 중국인 크리스티아 춰(35)는 "아이의 교육문제를 고민하다 미국 출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미국 원정출산은 중국의 '한 자녀정책'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둘째 아이를 낳으면 벌금을 물거나 퇴직 등의 불이익을 받아야 하는데 미국 시민권이 있으면 중국에서 출산 신고를 하지 않아도 돼 '무호적 아이'(黑孩子)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헌법이 외국인의 원정출산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868년 개정된 미국헌법은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시민이 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문은 이 규정의 취지는 흑인 노예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려는 것이었는데 오늘날에는 외국인들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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