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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치에게서 온 편지(86) - 나 어때 보여요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6-22 12: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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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0호, 6월23일] 자신도 모르는 대답   "여보 이건 어때?  이 정도면 괜찮겠어?  안..
[제130호, 6월23일]

자신도 모르는 대답

  "여보 이건 어때?  이 정도면 괜찮겠어?  안 뚱뚱해 보여?"
  "음 그 정도면 괜찮지"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괜찮은 표정이 아니잖아.  뚱뚱해 보여서 그래?  그럼 다른 걸로 입어볼게."

(15분 후)

  "그럼 이건 어때 보여?  좀 늘씬하니 젊어 보여?"
  "음 그것도 괜찮아."
  "다 괜찮으면 뭘 입고 가란 소리야?  좀 신경써서 볼 수 없어 당신?  반응이 미지근하니 이번엔 바지정장으로 입어볼 테니까 기다려."

(10분 후)

  "차라리 바지를 입는 게 좋을까?  이 차림이 나한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지?"
  "내가 보기엔 다 잘 어울리는데."
  "그럼 옷은 그렇다치고 가방은 뭘 들까?  지금 이 가방 어때?  너무 구식아냐?"
  "구식이라도 괜찮지 뭘."
  "또 저런다.  진짜로 괜찮은지 아닌지 제대로 좀 보면서 말을 해!  아 참, 내 정신 좀 봐, 지난 주에 새로 산 치마도 있었지!  당신 잠깐만 기다려, 내 당장 입고 나올 테니까."

(15분 후)

  "여보 지금 이 차림이 여태까지 본 중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거 같지 않아?"
  "그래 보이는 것도 같고…"
  "보이는 것도 같다니?  당신 정말 그렇게 성의없이 대답하기야?  이건 당신 회사모임이니까 당신이 드레스 코드를 더 잘 알면서 왜 그래?"
  "나도 이번에 처음 가는데 그걸 어떻게 알아?"
  "아이 그럼 나더러 뭘 입으란 말이야!  내일 회사에 가서 드레스 코드를 확실히 알아오든가, 아니면 당신 혼자서 가!  하나밖에 없는 남편이 돼가지고 어쩜 와이프한테 어울리는 옷 하나 똑부러지게 못 고르고.  당신 너무 우유부단해!  회사에서도 그래?"
  "뭐라구?  내가 우유부단하다구??!!"


고유의 눈금을 가진 잣대

(시내 한복판 횡단보도에서 마주친 B부인과 코치의 대화)

  "요즘은 애들도 크고 해서 제 나름대로 할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아이디어 좀 주세요."
  "할 일이라면 어떤 종류의 일을 말씀하시나요?"
  "굳이 돈벌이로 직장을 다니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쓸모 있는 취미생활을 갖고 싶어요."
  "정보는 얼마나 알아보셨어요?"
  "꽃꽂이를 배우던 이웃이 있는데 일찍 그만둔 걸 보면 별로인 것 같고, 아로마테라피를 배운 사람이 그것도 그저 그렇다고 하고, 쉬워 보이는 테니스도 알고 보면 관절에 안 좋다는 소릴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나서 망설여지고, 요가랑 필라테스도 다니는 친구들한테 미리 물어보고 배우는 게 좋을 것 같고…"
  "그럼 B부인 당신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든가 한번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나는 취미는 뭔가요?"
  "일전에 어디서 기혈순환 마사지를 가르친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는데 글쎄 저녁반이지 뭐예요? 그런데 저녁 반을 다녀본 친구가 하는 말이, 식구들 다 모인 저녁에 아무래도 엄마가 집에 있는 편이 안정감 있어 좋다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인 것 같아서 그것도 등록을 안 하고 말았는데…  근데 지금 이렇게 코치랑 얘기를 하다보니 생각나는데, 제 사고방식 자체가 너무 이랬다저랬다 줏대 없는 것 같지 않아요?  맞죠?  줏대 없죠?"

  굳이 사람을 물건에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꼼꼼하게 눈금이 새겨진 자처럼 사람도 자신만의 분명한 기준을 갖고 사는 것의 중요성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내면을 아무리 뒤져봐도 인생 대소사에 참고할 만한 나름의 기준이 없으면 남의 입에서 떨어지는 말에 매달리게 되고 그 말조차 불확실하게 여겨져 상대의 의견과 평가를 적반하장 식으로 요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자기 몫의 결단을 가지고 매번 다른 사람을 붙들고 무슨 발언이든 쥐어짜내야 마음이 놓인다면, 남을 다그치는 입술을 서둘러 닫고 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지금 내가 분명히 갖추지 못한 어떤 기준을 상대방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인가'를 말입니다.


라이프 코치 이한미 ICC CTP (T: 2647 8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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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onica@coaching-z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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