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의외의 결과'에 신뢰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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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성도일보(星島日報)> |
새장아파트, 관 크기의 쪽방이 가득한 도시. 홍콩은 내집 마련에 최소 400만홍콩달러(6억여 원)가 필요하지만 서방 국가 기준으로는 2012년 세계에서 가장 살기 도시 1위에 선정됐다.
홍콩 주요 언론은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이 세계 70개 도시를 대상으로 2012년 '생활여건지수'를 집계한 결과, 끝없이 집값이 뛰어오르고 있는 홍콩이 올해 '의외로' 1위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31위였던 홍콩이 1위로 점프한 반면 1위였던 호주 멜버른은 21위로 밀려났다.
홍콩은 올해 새로 도입된 녹지공간, 자연 및 문화자산, 환경오염 등의 항목 중에서 국립공원이나 자연공원이 '지척'에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계열사인 EIU는 올해 살기 좋은 도시 선정 기준에 녹지공간, 도시 확장, 자연 및 문화자산, 환경오염 고립정도 등을 포함해 공간과 관련된 7개 항목을 추가했다.
선정 기준이 변경되면서 순위도 크게 뒤바뀌었다. 홍콩은 1위를 도맡아 오던 캐나다의 밴쿠버나 토론토를 앞지르며 올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혔다.
EIU는 홍콩은 거주공간이 제한적이고 교통체증이 심한데다 주강(珠江) 삼각주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의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지만 녹지 공간이 적지 않고 자연공원이 지척에 있을 뿐만 아니라, 아열대 섬들로 이루어져 개발 가능한 평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용 가능한 공간 비례로 계산해 보면 다른 도시들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의 뒤를 이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프랑스 파리가 2∼4위를 차지했고 미국 워싱턴은 14위에 선정됐다.
지난해 1~3위였던 호주 멜버른, 오스트리아의 빈, 캐나다 밴쿠버는 모두 20위에도 들지 못했다.
북미 도시 중에서는 토론토만 10위 안에 들었을 뿐이다.
홍콩 언론은 "EIU의 새로운 선정 기준에 대해 세계 언론들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새로 추가된 '문화자산'의 경우 세계 문화유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기준으로, 프랑스 파리나 독일의 베를린 같은 유서 깊은 도시는 높은 수위인데 반해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 나 청두는 유서 깊은 문화 유적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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