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중국 식품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흔히 기상악화에 따른 공급 부족을 지목하지만 실제로는 통화 과잉이 주요 원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이 지난 31일 보도했다.
중국 농업부가 전날 기준으로 집계한 식품가격지수(도매가격 기준)는 전월에 비해 2.2% 상승해 석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많이 올랐다.
중국의 경우 식품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달해 이번 달 14일경 5월 CPI 통계치가 나올 때쯤이면 시장은 또 다른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중국 식품가격 상승의 원인을 기상악화와 질병 등에서 찾기 때문에 이번에도 양쯔강 가뭄으로 인한 돼지 공급물량 부족 등에 책임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진단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의 방만한 통화 관리 정책이 물가 상승의 배후라고 WSJ는 지적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2009년 한 해에만 통화 공급량을 30% 가까이 늘린 중국 통화 당국이 지난해까지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WSJ는 "식품가격이 가장 먼저 오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농업 분야는 공급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의복과 TV는 통화 공급이 늘어나 수요가 확대된다고 해도 생산 물량을 늘려 대응할 수 있지만 식품 공급은 덜 탄력적이어서 가격이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임금 상승도 식품가격 상승 원인 중 하나라고 봤다. 중국에서 농업은 노동 집약적 산업이므로 임금 상승은 식품 생산 비용 증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부(富)가 늘어나면서 고기와 같은 고급 식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도 식품 가격 상승의 부분적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중국처럼 거대한 국가에서는 가뭄과 질병, 홍수가 항상 있었다. 중국 인플레이션의 진짜 원인은 구조적인 문제이며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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