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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가족과 함께] 뜨거운 한 여름에도 시원한 숨어있는 트레일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0-07-15 11:24:41
  • 수정 2010-07-22 11: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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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25호, 7월16일
 

뜨거운 한 여름에도 시원한 숨어있는 트레일
모닝트레일과 그 사잇길


홍콩에 온지 오래되지 않은 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홍콩에도 산이 있냐는 것이다. 물론 한국의 지리산이나 오대산처럼 깊고 높은 산은 없지만 홍콩의 하늘과 바람, 아름다운 경관을 느끼며 등산을 할 수 있는 코스는 100여 루트에 가깝다.

 

홍콩에서도 산이 좋아 사시사철 산에 오르는 한국인 등산객들이 많고, 종교나 직장, 동호회 등을 통해 삼삼오오 그룹을 이뤄 홍콩트레일부터 윌슨트레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등산경로를 섭렵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처럼 이렇게 뜨거운 날씨를 만만히 보고 등산을 나섰다가는 일사병이나 탈수증을 일으켜 쓰러지는 일이 다반사다 보니 쉽사리 등산을 나서기가 힘들다.

얼마 전 필자는 홍콩에서 수년간 절친한 친구를 만나 듯 줄기차게 등산을 하며 산과 친구처럼 지내는 교민 한분을 만나 여름에도 시원하게 오를 수 있는 코스를 하나 소개해 달라고 하고 따라나섰다.

1. 출발 : 센터럴 IFC몰 City 슈퍼에서 만나 슈퍼 옆으로 나있는 출구를 통해 아래로 나려가 미니버스를 초록색 미니버스(GMB) 3번에 탑승.

2. 하차 : IFC에서 출발, Garden Road, Robinson Road, Conduit Road를 지나 노란색 총장 공관(홍콩대학)이 보이는 Kotewall Road에서 하차.

3. 등산로 : 내리면 바로 등산로 입구다. Hatton Road 방향으로 20여분 계속 오르다 보면 Morning Trail 이라고 쓴 이정표가 나오면서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진다. 달리는 사람, 아이들과 손잡고 산책하는 가족들, 이른 아침부터 부둥켜 안고 떨어질 줄 모르는 연인들...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다시 20여분간 더 오르면 오늘 소개할 숲속 코스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가 이번에 소개하는 숨어있는 산책로다.

이 산책로는 경사도 완만한데다 한여름에도 햇빛이 드문드문 들 정도로 숲이 우거져 있고, 땅은 비온 듯 축축하다. 이름 모를 새의 지저귐과, 이름 모를 나무의 열매들이 길가에 우두두둑 떨어져 있는 것도 신기하고, 그 많던 등산객이 신기하리만큼 모두 사라져 그 한적하다 못다 고적한 숲속 길에 나 혼자 덩그마니 남아있다.

이 산책로는 약수터와도 연결이 되어있는데, 홍콩인들은 그 약수를 먹고 암이 나았다는 한 연예인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믿고 365일을 하루같이 약수를 길러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홍콩정부가 수질을 조사한 후, '이 약수는 식용하기에는 부적합한 물'이라는 판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홍콩인들은 줄기차게 약수를 길러 온단다.

20여분을 걸어도 사람 하나 만날 수 없자 슬슬 불안해 지기 시작하는데,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강아지 한 마리가 할딱거리며 나타나더니 건장한 외국인 두 어 명이 건강한 에너지를 힘차게 내뿜으며 스쳐지나 간다.

오르고 내리기를 몇 차례 하니 홍콩의 남쪽 바다와 포풀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둥그런 원을 그리듯 40여분을 걸으면 홍콩트레일과 만나게 되고, 조금 더 걷다보면 피크로 직접 오를 수 있는 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제는 각자 선택해야 한다.

필자 일행은 피크로 바로 오르는 길이 아닌 홍콩트레일을 30여분 따라 걷다가, 피크로 오르는 길을 걸어 올라갔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꽤나 숨이 차올랐다.

처음 홍콩대학 총장공관에서 출발해 피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을 계산해 보니 총 2시간 30분이 걸렸다.

4. 하산 : 피크 버스정류장에서 1번 센트럴행 버스를 타고 센트럴에 내려 IFC에서 면 전문점 '정두(正斗)에 들러 진한 보이차 한 잔을 마시며 늦은 점심을 먹었다. 등산 후 먹는 정두의 국수맛은 최고다.

 


<글·사진 : 로사 권 hongkongro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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