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의 침착한 대응으로 탑승자 13명 전원 구조
홍콩 역사상 처음으로 승객을 태운 헬기가 홍콩섬과 카우룬 반도 사이인 빅토리아 하버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일 12시 경 홍콩과 마카오를 운행하던 스카이 셔틀 헬리콥터스 소속 헬기가 상환(上環)의 순탁센터 (信德中心) 헬기 이착륙장을 이륙한 지 2분 만에 헬기의 꼬리부분 프로펠러에서 커다란 굉음이 나면서 조종 불능 상태가 되어 공중을 빙빙 돌다 바다로 추락했다.
당시 헬기에는 2명의 조종사와 11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다행히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헬기 부기장이 추락 직전 헬기에 장착된 구명 튜브를 작동시켜 헬기가 바다에 떨어진 후에도 바로 가라앉지 않았고, 부근을 지나던 선박과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에 의해 탑승자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해경 관계자는 "탑승자들은 구조 당시 온몸이 물에 젖은 상태였지만 의식은 모두 뚜렷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승객 중 일부가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와 치료를 받은 후 같은 날 저녁 모두 퇴원했다.
홍콩 민항처(民航處)는 "갈매기가 프로펠러로 날아들면서 프로펠러 작동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며 "자세한 사고 경위는 비행기록을 통해 파악할 수 있고, 수사 결과 발표에는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고 헬기는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Agusta Westland AW139형'으로 12명의 승객과 2명의 조종사가 탑승 가능하며 지난해부터 홍콩-마카오 노선에 투입됐다. 홍콩-마카오간 비행에는 15분이 소요되며 요금은 2800홍콩달러다.
사고 발생 후 스카이 셔틀 헬리콥터스는 안전 점검을 위해 회사가 보유한 5대의 헬기 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해경에 의해 인양된 사고 헬기는 사이완(西環)으로 옮겨진 후 검사가 진행 중이며 헬기 꼬리부분에서 떨어져나간 프로펠러가 사고의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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