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며 성공적인 경제도시로 평가받았던 홍콩이 상하이의 도전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새로운 정체성 모색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와 중국의 시장 개방에 홍콩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 특히 중국 정부가 상하이를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데다 상하이가 홍콩의 경제규모를 넘어서면서 홍콩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 6개 산업육성..산업 다변화 나선다 = 28일 차이나데일리는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서비스 부문, 특히 금융서비스부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통계국에 따르면 서비스 부문이 홍콩 전체 경제의 88.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같은 경제 불균형이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의 문제를 초래했다는 것.
홍콩의 싱크탱크의 원컨츄리투시스템리서치연구소(OCTSRI)의 팡 저우 연구원은 “홍콩은 경제구조에서 서비스 부문에 크게 의존하는 도시 가운데 하나”라며 “때문에 홍콩 경제는 매우 타격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위험을 탈피하기 위해서 경제구조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날드 창 홍콩 행정장관은 교육서비스, 중국본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최신식의료서비스, 시험 및 인증 서비스, 환경산업, 기술혁신, 창조산업 등 6개의 새로운 경제부문을 육성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1980년대 정책으로 돌아가 현재 홍콩 경제의 단 2.5%만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 부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홍콩 정부는 특히 홍콩 경계에 근접해있는 선전에서 공산품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에이티커니의 마이클 맥쿨 대표는 “일방적인 정책이 작동할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홍콩은 수많은 중소기업으로 이뤄져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들이 홍콩의 새로운 산업이 무엇이 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다른 이들이 이를 따르는 것이지 정부의 결정에 따라 이들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환경산업업체 던웰그룹의 다이엘 쳉 이사는 “만약 우리가 장난감 등을 만들어 중국 본토에 판매한다면 몇시간 후 중국에서 복제상품이 나올 것”이라며 “이런 상품으로 중국본토를 공략할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우수한 상품을 개발해 일본이나 한국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헬렌 찬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경제가 금융 서비스 부문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홍콩 경제의 균형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은 홍콩의 금융 및 서비스 센터와 광둥성에 자리한 제조업 부문간의 공조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홍콩의 서비스부문 전문가들과 중국 본토의 제업업 부문은 완벽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우리에게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수 인재 수용 어려워 = 홍콩의 또 다른 문제점은 홍콩 대학들이 우수한 엔지니어링 관련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지만, 홍콩에 관련 일자리가 적어 이들이 졸업 후 갈곳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홍콩에 공부하러 온 중국 본토 학생들도 졸업 후 중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홍콩의 우수한 대학을 졸업한 후 중국 본토로 돌아간 중국 학생 수는 지난해 전년 대비 47% 급증했다.
헤르만 찬 홍콩대학 관계자는 “일부 졸업생들은 중국 본토에서 더 좋은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그 수는 적지만, 중국 본토의 임금수준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2013년까지 초고속철도가 개설되면 선전에서 홍콩 도심까지 걸리는 시간은 현재의 2시간에서 단 10분으로 줄어들 것이다. 홍콩 정부는 이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본토에서 오는 쇼핑객들을 늘리기 위해서 비자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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