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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장촌 자살도미노는 작업환경 탓?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0-05-27 12:15:14
  • 수정 2010-05-27 12: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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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18호, 5월28일
'팍스콘'식 모델에 한계 지적

 전자제품 생산업체인 '팍스콘'의 중국 선전공장 자살 도미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23일 한 여성노동자가 기숙사에서 투신한 이후 이 공장에서 지금까지 자살을 시도한 직원은 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그 가운데 8명이 숨지고 2명은 다쳤다. 이에 따라 팍스콘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공장촌(村)' 모델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노동운동가들은 팍스콘 선전공장을 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을 지우고 실수에 대해 가혹하게 처벌하는 등 '노동자의 지옥'이라고 주장해 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곳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간부를 위한 전용 통로를 마련한 반면 직원들에게는 '징벌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팍스콘은 직원들에게 운동시설, 도서관, 인터넷카페 등을 제공하며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려 노력해왔다고 주장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최근 불거진 직원들의 자살도미노는 급변하는 중국사회와 정체된 작업환경 사이의 괴리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팍스콘 선전공장은 대만 전자회사 혼하이 그룹을 이끄는 궈타이밍이 1988년 설립했다. 낮은 임금과 토지 임대료의 이점을 활용해 애플, 노키아, 소니, 델 등 글로벌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휴대전화, 텔레비전, 디지털 카메라 등을 생산해 왔으며 현재는 직원 30만명을 고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으로 성장했다. 직원들 가운데 다수는 가난한 중국 내륙에서 돈벌이를 위해 선전으로 온 노동자들이다. 그래서 공장에는 이들이 먹고잘 수 있는 시설이 필수적이었고 그 결과 팍스콘 선전공장은 30만명이 숙식을 해결하는 기숙사와 은행, 우체국, 음식점, 소매점 등이 모두 들어선 하나의 '마을'이 됐다.

그러나 중국이 경제개혁을 시작한 이후에 태어난 현재의 노동자들이 이런 생산모델에 대해 만족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들은 단순히 음식과 잠자리를 넘어 '여가'와 '재미'를 원한다는 것이다. 공장 측은 각종 여가시설을 마련해 줬지만 노동자들은 정작 이를 누릴 시간과 여력이 없다. 생산라인이 12시간 2교대제로 운영되는 데다 주중과 주말에는 초과근무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자들이 작업장과 생활공간을 모두 공유하고 있어 모방 자살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상하이 정신건강센터의 마이클 필립스는 "기숙사는 모두의 삶이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전염'의 위험성도 높다"고 말했다.

공장촌 모델은 팍스콘 선전공장뿐만 아니라 중국 곳곳에서 일반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사회학 교수 9명은 지난주 팍스콘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잇단 자살을 지켜보며 우리는 '세계의 공장'의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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