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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산 투척 사건이 발생한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 부근 현장 (사진 오른쪽) 염산이 들어 있던 흰색 플라스틱 병(화살표) |
코즈웨이베이에서 염산 테러, 6명 부상
몽콕 염산 테러 1주년 하루 전 발생
동아시아대회와 크리스마스 쇼핑에 나선 사람들로 인해 평소보다 더 많은 인파로 붐비던 주말, 코즈웨이베이 중심가의 한 건물에서 신원 미상의 인물이 염산이 든 병을 던져 6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상자들은 바닥에 넘어져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내거나 비명을 지르며 도와달라고 끊임없이 울부짖었고 안전한 곳으로 달아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100여 명의 행인들로 인해 현장은 삽시간에 지옥으로 변했다.
크게 놀란 인근 주민들은 "몽콕과 삼수이포에 이어 코즈웨이베이까지 테러 사건이 벌어졌다. 이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을 것 같다"며 정부 당국에 감시카메라 설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밤 10시 경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던 코즈웨이베이 소고 백화점 부근 록학도(駱克道, LOCKHART ROAD) 행인 전용구의 한 건물에서 염산이 든 플라스틱 병이 떨어졌다.
플라스틱 병은 한 남성의 머리에 맞고 땅에 떨어졌으며 이 남성과 바로 옆의 여성, 소녀 등은 얼굴과 손에 화상을 입는 등 1명의 남성과 5명의 여성이 부상을 입었다.
대규모의 구급 요원이 현장에 도착해 상태가 심각한 남녀부터 상처부위를 치료하고 거즈로 감싼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후 상처가 경미한 부상자와 행인들에 대한 치료와 검사가 이루어졌다. 일부 행인은 옷이 그을리기도 했다.
사고 현장이 속한 완차이구(灣仔區)의 한 구의원은 "그동안 구의회도 구(區) 내 염산 테러 사건 발생을 염려해 왔다"며 "뜻밖의 불행한 사건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다"고 밝히고 "록학도 일대는 항상 사람이 많이 몰리고 부근 건물은 대부분 오래된 건물로 위층에도 상점이 많아 문이 잠기지 않은 채 아무나 출입이 자유로운 완전 '무방비'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도 물건 투척 사고가 아주 드물게 발생하기도 했지만 범인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범행 장소를 몽콕에서 다른 지역으로 바꾼 것 같다"며 "구 내에는 오래된 건물이 밀집돼 있어 구석구석 모두 감시하기가 매우 어렵다. 건물주에게 건물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 고작이다"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12일은 몽콕에서 염산테러가 발생한 지 만 1년 되는 12월 13일 하루 전으로, 홍콩에서는 지난 1년 동안 8건의 염산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의 소식통은 흰색 플라스틱 통에 커피색 염산이 담겨 있었고 몽콕에서 사용된 배수관 세척액 상표와 매우 유사했으며 5층 높이의 건물에서 투척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범죄학자는 "염산 투척이 대부분 '무방비' 상태의 오래된 건물에서 이루어진 점, 인파가 몰리는 주말에 분명한 상해 의도를 품고 군중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점, 현장에서 바로 구매가 가능한 배수관 세척액을 사용한 점 등 이번 사건은 몽콕 사건과 최소 4가지의 공통점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슷한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연이은 사건들이 연관성이 있다면 그 범인은 상당히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기 때문에 검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현장 조사를 통해 범인이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되는 염산 플라스틱 병이 든 종이봉투를 발견해 지문 채취에 성공하고 목격자를 확보해 범인으로 보이는 남성의 인상착의를 그린 몽타주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에 의하면 범인은 50~55세, 키 160~170㎝에 검은색 셔츠와 바지를 입은 마른 몸매의 남성이다.
염산 테러는 지난해 12월 13일 몽콕에서 시작되어 현재까지 모두 9건이 발생했으며 이 중 3건은 몽콕의 사이잉초이(西洋菜) 행인 전용구에서 일어났고 이 지역에서만 연이은 테러로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삼수이포에서는 10월에만 두 차례 사건이 발생했으나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홍콩 경찰은 그동안 90만홍콩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범인 검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아무 성과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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