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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병원에서 신생아 뒤바뀌어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8-20 17:40:06
  • 수정 2009-08-20 17: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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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82호, 8월21일
홍콩 정부병원에서 실수로 아기가 뒤바뀌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홍콩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구룡 조단의 퀸엘리자베스 병원은 8월 초 병원에서 출생한 2명의 신생아 기록이 뒤바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동 병원의 산부인과 병동 직원의 관리 소홀로 8월 7일 새벽 35분 간격으로 출생한 두 신생아 정보가 기록된 팔찌가 바뀌어 채워졌으며, 다행히 다음날 이 중 한 산모가 아기의 팔목에 팔찌가 없고 침대 안에 다른 아기의 팔찌가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병원 측에 조사와 정정을 요구했다.

병실 직원은 1차 조사를 통해 발목의 인식표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상부에 보고하였으며 출생 시 찍어놓은 발바닥 모양을 통해 두 명의 신생아 기록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병원 측은 DNA 검사 후 최종적으로 2명의 신생아가 무사히 친엄마 품으로 돌아갔으나 아기를 확인하는 데 6일이 걸렸으며, 이 기간 동안 산모들은 뒤바뀐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했다. 병원 측은 두 산모가 남의 아기에게 모유 수유 하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지만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병원에서 정신과 상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문대학 산부인과 교수는 "병원에서 신생아 출생 전 손목과 발목의 바코드가 인쇄된 인식표가 포함된 한 세트를 미리 준비했을 것"이라면서 "이는 20년 동안 사용된 방법인데 과거에 병원에서 이런 착오가 발생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홍콩정부 식품위생국장은 "이번 사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이러한 사건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뒤 "병원관리국에 철저한 조사와 결과 보고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접한 홍콩 시민들은 32년 전 찬육의원(Tsan Yuk Hospital)에서 일어났던 실수가 또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또한 현재 병원의 산부인과 병동의 관리 제도와 처리 과정의 수정 또는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나타냈다.

32년 전 찬육의원에서 출생한 한 남성은 2007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이 병원에서 다른 아기와 바뀐 사실을 알아냈으나 친부모의 소재를 찾을 방법이 없었다. 결국 병원관리국이 당시 문제의 병원에서 출생한 시민 또는 출산한 여성 200여 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받도록 호소했으나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퀸엘리자베스 병원 조사팀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담당 직원이 규칙대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신생아가 산부인과 병동으로 옮겨진 후 즉시 따로 바코드가 인쇄된 인식표를 발목에 채우지 않고, 두 아기에게 동시에 인식표를 채웠기 때문에 뒤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후 아기를 산부인과 병동에서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아기의 팔목과 발목에 채워진 인식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아기를 다른 침대에 눕혀놓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개선책을 마련했으며, 출생 직후 신생아의 체중이 줄어들어 손목의 팔찌가 쉽게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생아 인식표를 왼쪽 손목이 아닌 왼쪽 발목에 채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배상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사건 관련 부모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4주 내에 병원관리국과 위생국 등에 조사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며 실수를 저지른 직원에 대한 처리 문제는 보고가 완료된 후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번 사고와 관련된 간호사 2명과 보조원 1명은 모두 병원에서 계속 근무 중이다.

퀸엘리자베스 병원에서 출산을 준비 중인 한 예비 아빠는 "손목이나 발목의 팔찌는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람이 실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생김새를 자세히 살펴보고 잘 기억해두는 게 최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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