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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한밤 광란의 질주 벌인 레이싱 운전자 체포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7-16 16:33:45
  • 수정 2009-07-16 16: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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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8호, 7월17일
지나던 일반 차량 바리케이드로 이용 논란

지난 13일 경찰이 불법 레이싱을 벌인 일당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8대의 차량이 충돌하고 6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광란의 질주'를 벌인 불법 레이싱 차량 중 일부는 봉쇄를 뚫거나 차를 돌려 도주했으며 이들 중 5명의 운전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경찰이 구룡 꾼통 (觀塘)에서 고속으로 경주를 벌이던 20대의 불법 레이싱 차량을 저지하기 위해 이곳을 지나던 5대의 시민 차량을 세워 바리케이드로 사용하고 이로 인해 차량이 크게 파손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는 1대의 경찰 차량이 출동하여 도로에 저지선을 만들었으며 현장을 지나던 3대의 택시, 1대의 화물트럭, 1대의 자가용을 세워 도로를 막도록 요구했다.

경찰에 차가 '징용'된 한 운전자는 "당시 경찰이 차를 세우라고만 하고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경찰이 자신들을 장애물로 사용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의 차량이 '징용'된 택시 기사는 자신을 '인간 모래더미'로 사용하고 시민의 안전을 소홀히 했다며 경찰을 비난했다.

바리케이드로 사용된 자신의 택시 뒷부분이 크게 파손된 또 다른 택시 기사는 "택시 기사 생활 20여 년 동안 이번처럼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경험은 처음"이라면서 "차가 크게 부서져 1만홍콩달러 정도 수리비가 들어가게 생겼는데 경찰은 조사를 해야 한다며 수리도 못하게 하고 있다. 택시 임차료와 영업 손실이 수만홍콩달러에 이를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입법회 TO Kun-sun(塗謹申) 의원은 경찰이 '인간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것은 합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당시 반사복 (안전조끼)를 입지 않은 경찰관 1명만이 현장에서 차량들을 지휘하고 있었고, 시민들에게 차량의 사용 용도를 설명해 주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었더라도 이는 매우 경솔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레이싱을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경찰의 차량 징용은 인명구조 등에 안전한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사건 당시 경찰이 후방의 차량이 고속으로 달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시민의 차량을 장애물로 사용하도록 요구했다면 이는 운전자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이다. 경찰에게는 이런 요구를 할 권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경찰은 심각한 사고 방지와 불법 레이싱의 진행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상황이었다며 모든 내용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검토를 거쳐 개선점이 필요한지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불법 레이싱 가담자들을 비난하고 시민들에게 자칫 사망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법에 대한 도전을 삼가 줄 것을 호소했다.

홍콩자동차공업학회 회장은 "경찰이 일반 차량을 충돌 방어용 '모래더미'로 사용하려 했던 것은 아닐 것"이라며 "사건 당시 레이싱 차량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달려와 미처 대처할 틈도 없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찰이 고속도로나 굽은 길에 차단벽을 설치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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