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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의 맛난 토크] 긴 세월 변함없는 아리랑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6-18 11:13:58
  • 수정 2009-06-25 10: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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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4호, 6월19일
대를 이어 지켜온 음식 맛

 날씨도 더운데다 요상하고 기괴한 사건들이 줄을 이어 발생하는 요즘, 몸은 늘어지고 마음은 뒤숭숭하여 그 왕성했던 입맛이 거짓말 처럼 꼬리를 내린다.

홍콩에 널려있는 차이니스, 이탈리안, 프렌치, 오리엔탈 등 세계 각국의 레스토랑들이 온갖 홍보매체를 동원해 입맛을 유혹해 와도 쉽게 동하지 않더니 어느 날 오후 인터넷을 뒤지다 나타난 잘 익은 열무김치와 얼음이 동동 뜬 냉면 한 사발에는 눈이 번쩍 뜨이고 가슴까지 설렌다.

이렇게 잃었던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큰 맘 먹고 한식당을 찾았는데, 차가워야 할 냉면은 오간데 없고, 자신의 존재가 온면이라도 되는 양 착각한 퉁퉁불은 면이 미지근한 육수에 흐느적거리며 들아앉아 있을 때면 세상사에 어수선했던 가슴에 불길까지 지펴주는 형국이 된다.

금년 들어 가장 무더웠던 지난 주 금요일 오후, 홍콩의 맛있는 데는 다 꿰뚫고 있는 후배들과 코스웨이베이 아리랑을 찾았다.

아리랑은 얼마 전 타임스퀘어 11층에서 12층으로 이전을 했다. 들어서는 순간 11층의 아리랑과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지만, 더 아늑해지고 고급스러워진 새로운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아리랑이 1964년에 오픈을 했다니 얼추 50년이라는 세월이다. 장은명 사장(전 여성회장. 사진)이 아버지의 대를 이어 운영하는 이 식당은 무서운 속도로 급변하는 홍콩이라는 국제도시에서 세계의 유수한 레스토랑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며 발전해왔고, 아리랑 고유의 음식 맛도 고스란히 지켜오고 있어 나이든 교민들에게는 추억과 세월을 같이 하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옛 맛을 전해주고 있는 집이다.

아리랑은 코즈웨이베이와 침사초이 두 곳에 문을 열고 있다. 음식 맛이야 도낀개낀이지만 서비스 만큼은 사실 큰 차이가 난다.

말 많은 이 교민사회에서도 아리랑의 음식 맛에 대해서는 군말이 없다. 그러나 하버시티 아리랑의 불친절에 대해서는 "욕하면서 가는 곳"이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교민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할 수 없이 간다는 교민들의 섭섭한 마음을 잘 새겨 고객 서비스에 조금만 신경을 써준다면 아리랑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시원하게 비벼먹는 여름별미~  새콤매콤 달콤한 쟁반냉면 HK$250
 아리랑을 수없이 다녀봤지만 왜 이 메뉴를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을까, 아리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중 하나인 이 쟁반냉면은 3~4명이 와서 함께 먹으면 딱 좋다.   새콤달콤매콤함이 맛의 극치를 이룬다.







오리의 새로운 발견~  오리고기편채(HK$220)
 한국의 음식문화 중 부족한 전채메뉴에 등장한 획기적인 메뉴. 한국인들과 그다지 친하지 않은 오리를 겨자로 양념한 여러 야채와 함께 먹는다. 간간히 씹히는 매콤한 고추절임이 오리의 느끼함을 싹 씻어준다.  홍콩사람들에게 왕갈비 다음으로 인기 있는 메뉴.





소주와 가장 친한 친구 족발, 너의 부드러움에 내가 취하노니~  왕족발(HK$230)
 쫀득한 돼지껍데기와 부드러운 속살의 하모니, 거기에 칼칼한 소주 한 잔이면 하루가 시원하게 마감된다.   인체의 관절, 연골, 힘줄, 피부 등 많은 조직의 주요 성분을 이루고 있는게 젤라틴이고, 돼지족발과 껍질, 힘줄의 존재가 모두 젤라틴이라는 사실!!


아 리 랑
코즈웨이베이
- 주소: 1205, Times Square               - 전화: 2506 3298

침사초이
- 주소: Shop G07, Ocean Terminal     - 전화: 2956 3288

가격대 : $101-$150(1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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