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는 원래 병명이 아니라 척추 뼈 사이에 존재하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구조물이다. 척추 뼈끼리 부딪치는 것을 막아주는 쿠션과 같은 역할을 하며 우리말 의학 용어로는 추간판이라고 한다. 한가운데 젤리같이 찐득찐득한 수핵이라는 물질이 있으며 그 주변이 섬유륜이라고 하는 두꺼운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큰 힘 가해져 돌출, 신경 누르는 증상디스크는 평상시 일어서 있는 상태에서는 중력을 받아 약간 납작해지지만 견딜 수 있는 힘보다 더 큰 힘이 가해지면 돌출돼 신경을 누르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디스크 탈출증 또는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하는데, '디스크'라고 간단하게 불리다가 병명으로 굳어지게 됐다. 디스크는 척추의 어느 부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빈도별로 보면 허리가 가장 흔하고 다음이 목 디스크이며 등 디스크는 드문 편이다.
허리 디스크가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는 제4~5 요추 사이와 제5 요추~제1 천추 사이의 디스크 부위다. 가장 흔한 증상은 요통과 다리 통증, 저림 증상인데, 대부분 요통보다 다리 통증이 더 심하다.
다리 통증은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해 허벅지, 장딴지 뒤쪽과 바깥쪽을 따라서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放射痛) 양상으로 나타난다. 심한 경우 양쪽 다리 모두 통증을 느낀다.
허리 디스크는 문진을 통해 요통 및 하지 방사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하지를 일직선으로 들어올리는 검사, 신경 검사, 근전도 검사, 기타 정밀 검사 등을 거쳐 진단한다.
자연 경과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약 75퍼센트가 한 두 달 안정을 취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최근에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도하는데, 소염진통제, 근이완제, 항우울제 등 약물 요법과 안정, 허리 견인요법, 물리 치료(냉온요법 및 마사지), 보조기 착용, 경피적 신경자극법 등이다.
통증 클리닉에서의 치료는 일반적인 치료 외에 주사로서 문제가 되는 신경을 치료하는 경막 외 신경주사요법이 있다. 이는 신경 주위의 염증을 가라앉혀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여 분비된 신경 자극 물질을 제거하며 신경의 부종을 가라앉혀 신경이 눌리는 것을 완화시켜 주는 방법이다.
또 심할 경우 엑스레이로 문제가 되는 신경을 확인해 직접 치료 약물을 주입하거나, 내시경으로 직접 들여다보면서 신경을 치료하는 방법도 이용된다.
앉을 때는 허리를 반듯이 펴는 습관을 허리 디스크의 원인 중 노화 현상인 퇴행성 변화는 특별한 예방 방법이 없지만 외상에 의한 충격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평상시는 물론 여행을 할 때는 디스크에 가해지는 충격이 많은 자세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흔히 여행 가방을 서서 허리를 앞으로 구부린 채로 들어올리는데, 이 자세는 요추 디스크에 가장 많은 충격을 주게 된다. 이 자세는 물건 무게보다 약 10~15배의 충격이 허리에 가해져 자칫 허리를 삐게 되고 디스크 증세가 발생한다. 따라서 허리를 반듯하게 편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고 앉아 물건을 들어올리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또 좌석에 오래 앉아 있을 때는 허리를 펴서 앉고, 때때로 일어나 허리에 힘을 풀어주도록 한다. 이 밖에도 갑자기 운동을 하면 허리에 충격이 심하므로 평소 적당한 운동을 해서 허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좋다.
<김민정 /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 의사·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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