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행을 망치는 복병 중의 하나인 두드러기는 인류의 5~20퍼센트가 일생 중 적어도 한 번 이상은 경험한다는 흔한 질환이다. 일종의 피부 혈관 반응으로서 팽진(피부의 진피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부종)이 나타나고, 그 부위가 빨갛게 부어 오르면서,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눈꺼풀이나 입술 등 부드러운 부위가 붓는 경우가 많고, 입안이나 인두에 부종이 오면 호흡곤란이나 질식의 위험까지 불러올 수 있다.
꽃가루, 유제품, 비누, 햇볕 등 원인 다양두드러기는 편의상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 며칠 또는 수주간 지속된 후 소실되면 급성으로, 적어도 6주 이상 지속적 또는 간헐적으로 계속되면 만성으로 분류한다.
급성은 보통 1주일 정도면 사라지는데, 대부분 약물이나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가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분해되거나 체외로 배설돼 확인이 불가능해 이를 그 원인으로 단정 짓지 못하고 있다.
만성은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지속형과 며칠 또는 수주일간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간헐형이 있는데,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환자의 일상생활, 환경, 음식물 등을 조사하고 각종 검사를 하는 등 의사와 환자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수프 등 여러 가지 복합 음식물 주의를
이 밖에도 두드러기는 꽃가루, 연기, 먼지 등을 흡입하거나 페니실린, 설파제 등 약물 복용, 계란, 돼지고기, 유제품, 식품 첨가제 등을 섭취함에 따라 발생하는 면역학적인 경우와 비누와 샴푸 등에 방부제나 향료로 사용되는 물질로 인해 발생되는 비면역학적 경우로도 구분하는데, 둘 다 물질에 접촉되는 즉시 팽진과 홍반의 두드러기가 생긴다.
또한 물리적인 요인에 의한 두드러기도 다양한데, 그 중 햇볕을 쬔 후 나타나는 일광 두드러기는 주로 자외선 A, B, 가시광선에 의해서다. 반대로 추우면 생기는 한랭 두드러기는 찬 공기나 얼음 등에 노출됐다가 다시 따뜻해질 때 생긴다.
이 밖에도 과도한 운동, 정신적 스트레스, 뜨거운 목욕 등으로 심부 체온이 1도 이상 오를 때 발생하는 콜린성 두드러기는 주변 색깔이 희거나 빨갛고 5밀리미터 크기의 자잘한 두드러기가 나타나면서 심하게 가렵다.
그리고 피부를 강하게 긁거나 때리면 부풀어 오르는 피부 묘기증은 물리적인 인자에 의해 발생하는 가장 흔한 두드러기로, 대부분 건강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고 증상이 있으면 항히스타민제 투여로 치료한다.
치료 방법 중 음식물 알레르기로 의심될 때에는 특정 음식물을 제한하거나 의심되는 식품들을 3주 이상 모두 금지했다가 다시 하나씩 섭취하면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치료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여행 중 운전을 하거나, 업무상 졸면 안될 때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쓰면 좋다.
기내식에는 문제가 되는 음식을 쓰지 않지만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수프, 소스 등 여러 가지가 섞여있는 복합 음식물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음식의 재료나 음식을 고를 때 설명서를 잘 읽어서 가공한 음식의 종류를 알아야 한다. 보다 즐겁고 편안한 여행을 하려면 비상약을 준비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안성희 /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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