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호, 9월9일]

창 수반, 고단수 정치적 수완 보여


취임 후 지난 3개월 동안 도날드 창 행정수반은 전임자가 종종 부족하다고 비난받아왔던 대중과의 소통에 능숙함을 보였다.  

  민물고기 파동이 일어났을 때는 재래시장을 방문,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시민들의 자신감을 북돋기 위해 입법의원들과 함께 민물 생선요리를 먹었다.  

  또한 7세 소년이 잔인하게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TV 전파를 통해 강력한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한 회견에서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넥타이에 대해 종종 농담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중국산 돼지고기와 민물생선 위생 문제로 홍콩 시민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비난은 하늘을 찔러 창 수반은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었고, 경찰에 부여한 비밀 도청권으로 야당의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전문 관료 출신인 창 수반이 행정수반에 취임하자 홍콩시민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감은 상당히 높았다.  홍콩 경제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대중과 의사소통 능력이 없다고 비난을 받아온 전임 퉁치화 수반의 뒤를 이었기 때문에 그 기대는 더욱 컸다.  

  사건이 발생할 때 희생자를 찾아가 위로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다 대중매체와의 인터뷰를 꺼렸던 퉁 전임수반과는 달리, 창 수반은 홍콩 시민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또한 나쁜 사건이나 비극에 재빨리 대처하는 기민성도 보였다.  지난 6월에는 홍수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했고, 지난 주 7살짜리 소년이 테러를 당하자, "천인공노할 짓"이라며 대노하기도 했다.

  시티대학의 정치학자 제임스 성은 전임 퉁 수반은 길거리 대중 앞에 나타나는 것을 극도로 꺼렸지만, 창 수반은 대중과 소통하는 이미지를 쌓는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다고 비교했다.  

  창 수반은 현재 산적해 있는 여러 문제를 중국 측과 잘 조율해야 한다.  영국 식민통치하에서 서구 스타일에 익숙해 있는 홍콩인들은 중국의 전제 정권과 투명성, 특히 이번 경우에는 위생에 관련된 투명성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중국 공무원은 홍콩 측에 사천성 돼지연쇄상구균 문제나 발암 물질을 함유한 생선의 위험성을 즉시 알려주지 않았고, 홍콩 시민들은 커뮤니케이션의 비효율성을 탓하며 창 수반에게 불만을 품었다.  

  또한 경찰의 비밀 도청권을 허용한 행정 명령 또한 사생활의 침해와 입법회의 동의를 받지 않은 권력 악용이라는 평을 받는 데 일조 했다.  

  그러나 창 수반이 적어도 하나는 분명하게 이룬 것이 있다.  창 수반은 입법의원 60명과 중국 광동성을 방문하게 된다.  이 방문단에는 중국 인권문제 비난으로 중국입국이 불허됐던 야당의원도 함께 가게 된다.  

  창 수반은 후진타오 주석이 자신의 뒤를 받혀주고 있다면서, 중국 측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외신 기자 클럽에서 가진 모임 중, 후 주석은 자신의 사고와 행동 방식을 잘 알고 있었고, 나비넥타이를 포함해 절대 변하지 말라고 요청했었다고 언급했다.  
  창 수반은 아직까지는 어렵지 않게 국정운영을 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앞으로 그를 큰 시험에 들 수 있게 하는 정치 개혁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완전 민주주의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 정치 개혁안을 홍콩정부가 곧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 나온다.  홍콩 과기대의 한 정치학자는 현 시점에서 대중이 완전 민주주의를 기대하진 않지만 그래도 상당 수준의 진보를 열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9-15 11:09)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