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중신타이푸 그룹 룽회장 등 17명 조사
환차손 '공시' 지연 협의… 기업 손실도 엄청나
중국 부호에게 시련의 계절이 온 듯하다. 최고 부자인 황광위(黃光裕·40) 궈메이(國美)그룹 회장에 이어 중국의 대표적인 부호로 꼽히는 룽즈젠(榮智健·67) 중신타이푸(中信泰富)그룹 회장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홍콩증감회(證監會·홍콩증권선물감찰위원회)는 지난 2일부터 막대한 환차손을 보고도 공시를 지연한 혐의로 룽 회장 등 중신타이푸의 이사 17명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룽 회장은 '홍색(紅色) 자본가'로 불렸던 룽이런(榮毅仁·2005년 사망) 전 국가부주석의 아들이다. 2005년에는 포브스에 의해 중국 최고 부자로 선정됐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룽즈젠의 아들인 룽밍제(榮明傑·36)도 포함됐다.
원래 룽씨 집안은 20세기 초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상공인 가문이었다. 룽이런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에도 대륙에 남았고 1959년 자신의 기업을 무상으로 국가에 헌납해 홍색 자본가라는 영예를 얻었다. 개혁개방의 설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의 지지 아래 1979년 중국국제신탁투자회사(현 중신그룹)를 설립해 '룽씨 제국'을 재건했다.
중신타이푸는 중신그룹의 홍콩 자회사로 항공, 기초건설, 부동산업을 운영하고 있다. 중신타이푸는 2007년 홍콩의 주식, 금융, 외환시장이 호황을 누리자 금융파생상품에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금융위기로 호주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중신타이푸는 치명적인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10월 20일 실질손실은 8억 홍콩달러, 추정손실이 147억 홍콩달러에 달했다. 2007년 순익 108억 홍콩달러를 모두 까먹은 것은 물론 지난해 상반기 순익 44억 홍콩달러까지 토해내야 할 상황에 처했다. 결국 중신타이푸는 모기업인 중신그룹에 응급지원을 요청했고, 모기업은 전환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15억 미국달러의 자본을 투입했다. 지난해 말 현재 확정된 중신타이푸의 손실은 92억 홍콩달러(1조5600억원)로 집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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