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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돈은 영세자본”… 오만한 중국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12-04 19: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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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48호, 12월5일
“중국 거래은행이 갑작스럽게 신용장 거절을 통보해와 열흘 전부터 정상적인 무역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급 원단과 모피 원료 등을 수입해 중국 산둥(山東)성 인근 공장에서 가공, 이를 다시 한국과 제3국으로 수출해온 김씨. 김씨는 1일 지난 달부터 무역자금 조달 통로가 막히는 바람에 라인을 중단하거나 생산을 줄이게 됐다며 한숨을 지었다.

적지 않은 중국의 기업과 상인의 눈에 한국은 세계 금융위기의 ‘쓰나미’를 방어해내지 못하고 조만간 심각한 경제난에 휩싸일 나라로 비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이 우리 거래 기업들에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고, 웬만 한 대기업을 빼고는 ‘한국 자본’을 리스크가 높은 영세 자본 취급하기 시작했다.

베이징(北京) 우다오커우(五道口)의 한 교민은 자신이 알고 지내는 조선족들한테 들은 얘기라며 한국에 나가 일하는 조선족 사이에 “한국의 모 은행에 절대 돈을 넣어서는 안 된다. 곧 부도를 맞을지 모른다고 하더라”는 소문이 쫙 퍼졌다고 전했다. 상당수 중국인은 한국 돈의 대위안화 가치가 ‘1위안=200원’ 안팎에서 ‘1위안=300원’까지 떨어지는 파국적 상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계 금융위기의 와중에서 중국이 한국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된 이유는 이들이 한국의 경제와 기업의 실상을 정확히 알아서가 아니다. “한국인 경제전문가들과 한국 언론, 일부 서방 외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나요?” 상당 부분은 한국에서 흘러나온 소식들을 인터넷이나 입소문으로 전해듣고 하는 소리다.

한국을 좀 안다는 이들 사이에서는 한국 미래에 대해 노골적으로 조소가 담긴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난 1997년 IMF 외환 때는 ‘금 모으기’ 같은 애국심이라도 있었잖아요. 지금은 이런 열정도 없는 것 같아요. 기술은 일본에 뒤지고, 자본력도 중국에 밀리기 시작했고, 철도와 경협 중단 등 남북 관계는 후퇴를 거듭하고요. 한국 경제의 미래가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한국과 한국 경제에 관심이 많은 베이징대 광화관리(경영)학원 3학 년에 재학 중인 웨이(魏) 학생은 평소의 친분 때문인지 한국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렇듯 거침없이 털어놨다. 지금의 한국 경제가 지난 IMF 외환 때와는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지만 그는 “그럼 일부 서방 외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냐”고 반문하며 각을 세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속의 한국’이 자꾸만 왜소하고 일그러진 모습으로 위축되는 느낌이다. 한국 교민이 몰려 사는 왕징(望京)에서 매장 임대사업을 하던 한 한국인 사업자는 열흘 전 국내 경제난을 피해 베이징에 온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기한이 만료된 매장을 재임 대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친 뒤 종적을 감췄다.

중국의 일부 지역에선 가공무역의 중국 쪽 파트너들이 제품 반출에 대한 대금 입금이 불안하다며 선적을 기피하면서 우리 기업과 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파문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사회는 국제 신용기관의 평가 여부와 관계 없이 이미 한국에 대한 국가 신용 도를 몇 단계 깎아내린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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