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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엘리베이터는 왜 떨어지는가?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12-04 19:10:04
  • 수정 2008-12-11 10: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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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48호, 12월5일
고층빌딩, 맨션이 하늘을 찌를 듯 서있는 홍콩에서 엘리베이터 사고가 빈번 하게 발생하고 있다.

10월 초 한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 낙하 사고가 발생, 홍콩정부는 사고 전모에 대한 해명을 서두르고 있다. 이 같은 사고의 배경은 경쟁촉진정책으로 인한 그늘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며 시장원리주의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는 성토로 이어졌다.

위클리홍콩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게재됐던 기사를 토대로, 엘리베이터 낙하 사고에 대해 심층 보도한다.

 엘리베이터 업계를 뒤흔드는 사고가 10월 초에 발생했다. 신계지 타이포의 공공주택 엘리베이터가 14층 높이에서 지상 층까지 고속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피해자는 없었지만, 그곳에 거주하던 여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1분 후 낙하해 큰 인명사고를 초래할 수 있었던 만큼 절박한 사고 였다. 사고 발생에 대한 정보는 10월25일에 공개됐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고였던 만큼 정보 공개도 늦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사태다, 무엇이 원인인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미쓰비시전기 홍콩 니시야마 마사아키 사장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2개의 레일에 따라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는 말하자면 수직에 달리는 철도와 같다. 안전성의 담보는 필수로 안전장치가 잘 갖춰져 있다. 내하중도 표기된 것 보다 5~10배로 이상 설정돼 있는것이 업계의 상식이고, 일정 이상의 속도가 나오면 강제적으로 멈추게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영화에서 엘리베이터가 떨어지는 등의 장면은 있을 수 없다며 메이커 관계자들은 언제나 쓴웃음 짓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 사고를 계기로 문제가 차례차례로 표면화 되고있다.
 
■ 갇히거나 급하강 사고 빈발
홍콩언론의 보도를 정리하면, 그 사건 이후에도 엘리베이터 내에 갇혔거나 급하강 하는 등의 문제가 10일간(11월 9~18일) 6건이나 추가로 발생했다.

발생 장소는 신계지 타이포, 사틴, 구룡 람틴, 꾼통, 침사초이는 물론 홍콩섬의 센트럴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배경에는 정부의 경쟁촉진정책이 있다는 지적이다.
 
2007년 8월 개정돼 시행되고 있는 「건축물 관리

조례」에 따르면, 빌딩관리 회사 등이 엘리베이터의 점검 서비스 등을 받을 때, 발주액이 20만홍콩달러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공개 입찰을 실시하도록 의무화 했다. 홍콩국제공항 등 정부와 관련이 깊은 건물은 이에 앞서 유지·보수 서비스를 공개 입찰제로 바꾸고 있다. 입찰제가 되면 당연 가장 싼 응찰 가격을 제시한 기업이 업무를 하청 받게 된다. 수주를 따내기 위해 업계들은 경쟁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낮추고 있다.

■ 유지·보수 수주액 4분의1에 불과
14층에서 낙하한 엘리베이터는 핀란드의 코네제로, 당초는 유지·보수도 자사에서 담당했다. 그러나 금년 8월에 계약을 갱신할 즈음, 독일 티센그룹이 수주했다. 티센에서는 종업원 중 약 60명이 임금인상을 둘러싸고 파업을 감행, 10월초 노사 협의에서 극적 타결을 봤다. 바로 그 직후 홍콩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홍콩의 노조 홍콩전제업총공회는, 티센의 메인테인 서비스 수주액이 ‘시상 가격의 3~4분의1에 불과한 월 1,380홍콩달러였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사고 조사 팀에 의하면, 엘리베이터를 메다는 로프 8개중 7개가 끊어져 자동 속도기도 제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어진 지 22년째 되는 이 공공 주택의 엘리베이터 문제는 단지 유지·보수 계약을 따낸 3개월간의 문제가 아니라 늘 문제가 존재해 왔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로프의 교환 등 유지·보수를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비용이 들어 저가 수주에서는 적자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는 중국산 부품을 사용 하는 움직임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심천에 가면 필요한 부품을 저렴한 값에 간단히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 제조회사와 유지·보수 회사의 분리
유지·보수 서비스의 공개 입찰제 도입의 문제는 엘리베이터의 제조회사와 보수 점검을 하는 관리 회사의 분리 현상이 일어난다는 데 있다.

일본 도쿄에서 2006년 6월, 쉰들러제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지 않은 채 움직이기 시작해 소년이 압사한 사건이 발생 했었다. 이 엘리베이터의 유지·보수 업자는, 쉰들러와는 전혀 다른 회사로, 쉰들러는 사고 2년 전까지만 엘리베이터의 보수 점검을 해왔다. 이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닮은 상황이 지금, 홍콩에서 점차 증가 하고 있다.

여기서 홍콩의 엘리베이터 시장 업계를 살펴보자.
홍콩의 시장은, 일본계와 구미계로 양분돼 있다. 일본계는 토시바, 후지텍, 미츠비시, 히타치. 구미계는 오치스, 쉰들러, 코네 등이다.
 
업계 관계자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2~3년간 신규 수주를 바탕으로 가장 많은 수주를 따낸 곳은 쉰들러(자딘그룹과 출자 합작), 다음은 후지텍, 미츠비시, 코네 등이 서로 경쟁하고 있고, 5위가 토시바이다.

안전장치를 부착한 근대 엘리베이터는 미국인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가 1853년에 발명한 것으로, 홍콩에서도 최초의 엘리베이터는 오티스사(1888년 정착) 제품이다. 설치 대수가 가장 많은 곳도 역사가 긴 오티스로, 2위에 미츠비시, 쉰들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시장규모는 약 6만대다.

■ 유지·보수 재 수주 후 녹슨 로프 발견

빌딩의 보유·관리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거나 유지·보수하는 데 일정한 경향을 보인다. 빌딩을 계속 보유하는 경우는, 다소 가격이 비싸도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승차감이 좋은 엘리베이터를 선택한다. 대표적인 예가 고급 오피스 빌딩이나 5성급 호텔, 병원, 학교, 쇼핑몰 등. 반대로, 매각하는 건물은 날림공사로 하기 십상. 구입해 되파는 분양 맨션이 그 전형이다.
 
유지·보수 계약은 2년이 일반적. 제조회사가 보수관리를 하다 타사가 입찰해 2년간 관리 후 다시 제조사가 점검해 보면 로프가 녹슬어 있는 등 엉성한 관리가 다반사다.
 
■ 비용은 세계 평균의 반
엘리베이터 제조회사들은 세계적인 유명 건물들의 엘리베이터를 자체 기술로 유지·보수를 해주 고 있어 명성을 유지해 가고 있지만, 지금 홍콩에는 유지·보수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메이커명이 전면에 나오기 때문이 다.

엘리베이터는 부품이 2만여 개로 자동차에 필적하는 엔지니어링의 결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유지·보수 공개 입찰제는 업계들이 고도의 기술과 안전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비용을 절감해 낮은 가격대로 수주를 따내는 쪽으로 내몰고 있다.

30여 년 간 전 세계에 엘리베이터를 판매해 온 전문가들은 “건물 유지비용을 100으로 볼 때, 엘리베이터 설치 및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은 세계 평균 5%이나 홍콩은 그 절반인 2~3%에 그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콩에 엘리베이터를 제조해 판매해 온 업체들은 지금, 홍콩정부와 함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하는데, 시민들이 현재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엘리베이터 사고의 공포에서 하루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손 써주길 기대한다.






<위클리홍콩 로사 권 편집장 rosa@weeklyh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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