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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나라 이집트 여행기 (4) - 피라미드 그 깊은 속으로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5-08-18 12: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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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1호, 8월18일] 신의 나라 이집트 여행기 (4) 아! 피라미드 피라미드 그 깊은 속으로   세계최대의 피라미드인 ..
[제91호, 8월18일]

신의 나라 이집트 여행기 (4)
아! 피라미드


피라미드 그 깊은 속으로

  세계최대의 피라미드인 쿠푸왕의 피라미드 내부로는 북쪽 면 약 9미터 높이에 있는 입구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이 입구는 9세기에 압바스 왕조의 칼리프였던 알 마문이 피라미드 내부로 침입하기 위해 뚫은 구멍이고, 본래의 입구는 그보다 조금 위쪽 왼편에 있는데 지금은 열쇠가 채워져 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피라미드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기념촬영을 했다.  입구를 지키는 아저씨들이 사진을 찍어 주겠다는걸 마다했다.  사진 한 장 찍어주고도 팁을 요구해 올게 뻔했기 때문이다.  검문검색을
하고 있던 아저씨가 내 카메라를 보더니 맡기고 가란다.  카메라 휴대는 금지되어 있다면서. 그들은 생명과도 같은 내 카메라를 받아들고는 자기네들 뒤 돌 위에 그냥 아무렇게나 툭 올려두는 게 아닌가.  못미더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어쩌랴, 저러다 누가 자기 거라고 달라면 덥석 줄게 아닌가.  찜찜한 마음을 접고 가이드를 따라 들어가니 점점 어두컴컴해지고 습해졌다.  밖은 40도를 넘나드는 고온인데다 구름 한 점 생겨날 수 없는 빠싹빠싹한데 날씬데, 피라미드 안은 이끼라도 끼어 있을 듯 눅눅했다.  

쿠푸왕 피라미드의 급경사진 내부 통로


  급경사가 지기 시작했다.  바위로 되어있던 급경사 길은 관광객들을 위해 나무계단이 놓여있었다.  이 통로의 높이는 약 1.2미터, 폭이 약 1미터, 경사가 약 26도 1분이란다.  급경사도 급경사지만 폭이  너무 좁아서 오버 사이즈인 사람은 아예 들어가지도 못한다.  어제 낙타 타느라 허리근육이 옴팡 뭉쳐 이만저만 고생한 게 아닌데 오늘은 급경사 길을 오르느라 다리가 후들거렸다.  허리를 거의 90도 가량 숙이고 열심히 오르다보니 땀이 흘러내렸다.  서진이와 가이드, 내가 내는 헉헉대는 소리에 익숙해 질 무렵 드디어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을 법한 작은 입구에 도착했다.

  뭔가가 있겠지, 쿠푸왕의 미이라는 없겠지만 미이라를 쌌던 헝겊이라도 있을거야, 하며 큰 기
대감을 안고 쑥 들어가니 붉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조그마한 석실이 눈앞에 들어왔다.  '왕의 방'은 내부 길이가 10.5미터, 폭 5.2미터, 높이 5.8미터 이고 역시 붉은 화강암으로 만든 석관이 놓여 있었다.  아무 장식도 없는 소박한 석관은 덮개도 달려 있지 않다.  '왕의 방' 주위 벽에도 모양이나 장식 비슷한 것은 전혀 붙어 있지 않았다.  

  그 '왕의 방' 한 구석에 놓여진 석관, 아, 안에.. 그 안에...  뭔가가 있겠지...  '왕의 방'이라잖아.  안에는 그러나 허무하게도 너무도 허무하게 축축한 습기를 머금은 세월의 먼지만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쿠푸왕의 석관


  피라미드 안에는 내가 기대했던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흔하디 흔한 상형문자 하나, 그림 한 조각도 없었다.  왕비의 방도, 지하실이라는 곳도 발 한번 들여놔 보지 못하고 우리는 다시 후들거리는 다리를 슬금슬금 계단에 올려놓으며 허망한 마음을 안고 내려왔다.  카메라를 챙겨들고 눈부신 사막으로 다시 나오니 사진 한 장 못 찍고 나왔다는 생각에 슬그머니 본전 생각이 났다.  그러나, 아니다 아니야, 이 위대한 피라미드 안에, 쿠푸왕의 숨결이 남아 떠돌고 있을지도 모를 그곳에서 심호흡을 깊게 했다는 사실만으로, 한 옛날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겠다며 쑥과 마늘로 인고의 세월을 보내던 그 시절, 이집트인들이 쌓아올린 이 피라미드 앞에 서서 카이로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 나는 충분히 감격스러워해야 하는 것이었다.


피라미드를 어떻게 쌓아올렸을까?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피라미드를 쌓아올리는데 가장 큰 문제는 무거운 석재를 필요한 높이까지 운반하는 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피라미드 측면에 직각으로 경사로를 만들고 석재는 썰매로 운반하였다고 한다.

  일정한 높이마다 핵재(核材)·내장재·전재(塡材)·외장재의 순으로 쌓아놓고, 피라미드가 높아짐에 따라 경사로도 높아졌는데, 이 경우 경사로의 기울기는 일정해야 하니 길이는 점차 길어진다. 정상까지 다 쌓고 나면 위에서부터 외장을 완공시켜가면서 서서히 경사로를 낮게 하여 완성시키는 방법을 취하였단다.

  또 외장은 정성들여 시공되고, 석재는 종이 한 장 끼워지지 않을 정도로 정밀하게 쌓아졌는데 완성에 걸린 햇수는 지난 호에도 언급했다시피 20년이라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더 짧은 기간이었다고 여겨진다고....

피라미드 부근의 기념품점


  어느 곳이나 관광지의 사정은 비슷하겠지만 이집트는 특히 호객행위와 바가지 옴팡 씌우기가 특화된 곳이다.  그럴듯한 조각품과 기타 기념품이 모두 1파운드라고 하여 따라가 보면 그냥 줘도 싫다할 이상한 물건들만 1파운드고, 우리가 살만한 것들 대부분은 50-100파운드였다.

  우리는 여기서 피라미드 3개와 목각으로 된 람세스 조각상, 3개의 투탕카문 조각상을 샀다.  가이드가 도와줘서 비교적 싸게 산 듯도 싶었지만, 워낙 정찰제라는게 없어서 사고 나서도 찜찜한 그 느낌은, 심천 로우상가를 한 바퀴 돌며 쇼핑하고 난 뒤의 그 느낌과 영 비슷했다.

<글 : 로사>     /계속...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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