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등 대부분 은행 칼바람
캐세이퍼시픽 등 항공업도 구조조정
중국 최대 경제중심지 주장 삼각주 지역이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불안에 휩싸인 가운데 금융, 항공, 관광산업의 허브 홍콩에도 '실직공포'가 번지고 있다. 홍콩 최대 은행인 HSBC를 비롯한 대부분 은행들이 최근, 감원에 착수했다.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에도 '감 원설'이 퍼지면서 고용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 감원 태풍 부는 금융업계= 미국발 금융위기로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 금융계에 감원 태풍이 불고 있다. 최근 감원계획을 발표한 주요 은행들을 보면 미국계 은행 씨티그룹이 1만410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독일계 코메르츠방크 9000명, 파산 보호신청을 한 미국계 은행 리먼브라더스는 6390명에 달한다. 이어, 미국계 은행인 메릴린치 4200명, 영국계 은행 노던록 1300명, 스위스계 은행 UBS 2000명, 홍콩 최대 은행인 HSBC도 1100명 등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약 4000명이 홍콩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다. 홍콩에만 1만8000여 직원이 있는 HSBC는 최근 100명의 홍콩 직원들을 해고했다고 홍콩 언론들은 20일 전했다. 일부 은행들이나 증권사들은 감원 대신에 3∼6개월씩 휴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 캐세이퍼시픽도 '감원 공포'= 금융위기 여파는 불황에 휩싸인 항공업계에서도 '감원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일 캐세이퍼시픽 노동조합이 "해고 위기에 처한 캐세이퍼시픽과 자회사인 드래곤에어의 승무원 8명으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다"면서 "회사에 대해 직원들을 해고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세계적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과 자회사인 드래곤에어의 9월 탑승객 수는 188만명으로, 지난해 9월에 비해 0.7% 감소하는 등 두 회사는 금융위기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캐세이퍼시픽 탑승객 수는 지난 2003년 홍콩을 공포상태로 몰아넣은 사스 사태 이후 5년 만에 처음 줄어든 것이며,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수치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이 항공사의 화물수송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캐세이퍼시픽과 드래곤에어는 신입 사원 채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고위관계자는 "금융위기 영향을 심하게 받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신규채용을 중단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 에서 캐세이퍼시픽 노조는 채용중단에 이어 '감원 태풍'이 몰아칠까 우려하고 있다.
◇ 제조업에까지 닥친 불황의 파고= 역사가 62년이나 된 홍콩의 전기기구 체인인 타이린이 지난 17일 도산하는 등 홍콩 제조업체들도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타이린은 홍콩 13곳의 대리점에서 260여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던 중견기업이다.
이처럼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불황의 파고가 제조업 분야에까지 밀어닥치자 대학생을 비롯한 홍콩의 젊은이들은 직장을 구하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