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에 너그러운 점 등 비판… "권력 투쟁 성격"
원자바오(溫家寶ㆍ사진) 중국 총리가 공산당 강경파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고 홍콩 잡지 카이팡(開放) 최근호가 보도했다.
카이팡은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 선전 부서를 중심으로 한 당내 강경파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관점에 너그러운 원자바오 총리에 비판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최근 천뀌위앤(陳奎元)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이 인민일보에 '소위 보편적 가치를 어떻게 봐야 하나'라는 글을 통해 "우리 중 누군가는 서방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며 각을 세운 것도 원 총리를 겨냥한 것이라고 전했다. 원 총리는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자주 해왔다.
이 잡지는 "원 총리를 겨냥한 글들이 관영매체를 통해 잇따라 나오는 것은 심상치 않은 징후"라며 "이런 비판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퇴임 이후를 염두에 둔 권력투쟁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잡지는 또 "강경파의 공격이 희생양을 요구하는 것 같다"며 "원 총리의 힘이 약해지면 후 주석에게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더 타임스는 "만에 하나 원 총리가 퇴진하면 이념적으로 무색무취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하지만 원 총리에 대한 중국인의 애정은 여전하다. 원 총리는 5월 쓰촨(四川) 대지진 당시 현장을 누비며 피해 주민들과 아픔을 나누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왔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원 총리가 국정을 리드하지 못하고 돌발 상황에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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