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우리나라처럼 추석 명절이면 그동안 헤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하나 둘 집으로 찾아든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고 인근 공원이나 산등성이에 올라 두둥실 떠오른 만월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
또 집에서는 몸서리 치도록 달디 단 월병(문 케익)을 중국 차 한 잔과 먹으며 두런두런 덕담을 나누는 것도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중국의 풍습이다.
홍콩에서는 중추절이 되기 2개월 전부터 월병 전문점이 텔레비전이나 잡지 등을 통해 대대적인 월병판촉전에 나서면서 추석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위클리홍콩은 지난해 중추절 특집으로 각 회사에서 야심작으로 내놓은 다양한 월병을 소개한 바 있는데, 금년에는 아예 월병을 집에서 손수제작한다는 월병 전문명가를 찾아가 월병 만드는 법을 전격 공개해 보기로 한다.
이번에 찾은 대환희병가(大歡喜餠家)는 1966년 현재의 칭이점으로 이전한 후, 2대에 걸쳐 40년 간 각종 중국 전통 행사에 쓰일 과자를 꾸준히 만들어 온 제과점이다.
전통을 중요시하는 대환희병가는 트렌드에 맞춰 각양각색의 신제품을 내놓기보다는 전통적인 맛과 전통적인 제작방식을 고수한다. 정통 광동식 월병엔 연밥 소와 염장한 오리 알 노른자가 들어가는데 오리 알은 베트남 산을 쓴다. 중국산보다 촉촉하고 기름지기 때문이다.
노른자 수와 연밥 색에 따라 8 종류의 월병 속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다식판과 같은 나무판에 넣고 모양을 찍어낸 뒤 20여분 간 오븐에 구워내는데, 하루 이틀이 지나면 안에서부터 기름기가 베어나와 월병 표피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게 된다.
월병 문양까지도 40년 간 똑같이 고수하고 있는 대환희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좋은 품질을 유지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 그리고 똑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들이 이렇게 전통을 지키는 것은 사람들이 그들이 정성껏 만든 월병으로 인해 옛 추억을 회상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대환희병가의 월병은 오직 대환희병가에서만 판매된다.
한 상자에 네 개 들이로, 2~3천 상자가 팔리니 매 중추절 약 8~1만2천 개의 월병이 판매되고 있다.
비록 그들이 대량생산을 하는 시장경제의 경쟁에서 뒤처질지라도 이렇게 원칙을 고수하면서 손으로 일일이 정성껏 빚어내는 월병이야말로 중국전통명절의 맥을 이어가는 게 아닐까.
대환희병가(大歡喜餠家)
新界靑衣島涌美村 44號 地下
전화 : 2495 5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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