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9호, 7월 11일]
팍스 차이나의 꿈 13억 대장정
중국 정부는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을 '100년의 꿈'이라고 부른다...
[제229호, 7월 11일]
팍스 차이나의 꿈 13억 대장정
중국 정부는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을 '100년의 꿈'이라고 부른다. 1908년 톈진에서 발간된 '톈진칭녠'(天津靑年)이 올림픽 개최를 제기한 지 꼭 100년 만에 그 꿈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흔들림없이 세계로 나아가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개최가 확정되고 준비가 진행되면서 구호는 '하나의 세계(同一個世界), 하나의 꿈(同一個夢想)'으로 통일됐다.
올해는 중국 개혁개방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올림픽 개최를 신청하던 2001년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중국은 올림픽을 통해 개혁개방을 완성,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두자릿수의 경제성장은 중국의 꿈이 결코 헛된 것만은 아님을 말해준다. 중국인들에게 올림픽은 '개혁개방의 기념비'이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을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죽의 장막'이라는 오명을 떨치고 세계적인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해가 바로 올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준비 작업이 착착 진행되면서 고조됐던 올림픽 분위기는 올들어 연이어 터져나온 악재로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지난 3월 터져나온 티베트 사태로 '소수민족 독립'이라는 해묵은 과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티베트의 라싸와 인근 쓰촨, 칭하이성 등지에서 잇달아 터진 티베트 민중들의 반정부 시위는 해외로 번졌다. 성황 봉송은 빛이 바랬다.
티베트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은 인권 탄압이라는 비난을 넘어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까지 촉발시켰다. 또 후자(胡佳)등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구속사실이 알려져 중국 사회의 치부가 또다시 노출됐다.
'개혁개방의 기념비'라는 구호와 달리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각종 통제와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중국의 야심을 흔들고 있다. 당국은 올림픽경기장 주변에 10만명의 보안부대를 배치했다. 경기장 주변에는 방공미사일을 설치했다. 지하철 보안검색과 불심검문이 강화되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의 비자 심사가 엄격해지고 입국을 거부당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테러방지 등의 명분을 내세우며 통상적인 보안 활동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언론들은 "안보를 이유로 (시민들의) 자유를 희생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올림픽이라는 미명 아래 서민들의 생존권도 적잖이 침해받고 있다. 올림픽 경기장이 들어선 베이징 북부지역의 빈민 거주지는 철거된 지 오래다. 베이징의 지하실 거주자들에게는 소개 명령이 떨어져 다른 살 곳을 찾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삶의 터전을 잃은 베이징 시민은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호사다마일까.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은 티베트사태, 성화봉송 방해, 쓰촨 지진 등 많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인권, 민주화, 빈부격차 등 중국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도 적잖이 폭로됐다. 개막식이 다가오면서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가 불황에 빠지면서 벌써부터 올림픽 이후의 중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귀찮은 올림픽이 빨리 끝났으면…"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는 이상을 중국인, 나아가 세계인의 가슴에 심어주는 일은 여전히 중국 당국의 몫으로 남아 있다.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