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8호, 7월 4일]
증시 폭락에 물가 올라 '울고'
외국인 투자 되레 늘어 '웃고'
증시 폭락과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
[제228호, 7월 4일]
증시 폭락에 물가 올라 '울고'
외국인 투자 되레 늘어 '웃고'
증시 폭락과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베트남에 올 들어 외국인 투자가 되레 늘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불안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외자가 밀려드는 베트남의 '두 얼굴'을 비즈니스위크가 26일 소개했다.
현재 베트남 경제 상황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증권시장은 1월 이래 60%가 떨어져 인접국가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집 값은 3분의 1이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은 25%에 이르고, 무역적자는 풍선처럼 부풀고 있다. 정부가 달러를 사기 위해 돈을 찍어내면서 현금이 넘쳐나 은행대출이 54%나 증가했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12%에서 14%로 인상하고 정부 소유 은행들의 대출을 억제하고 나섰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물가상승은 10대 생필품을 대상으로 가격을 통제하는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하노이의 민간 싱크탱크인 발전연구학회의 레 당 도안 선임연구원은 "베트남이 1980년대 후반 경제개혁이 시작된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외국인 투자는 늘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다음달 하노이 인근에 공장을 새롭게 확장할 계획이다. 대만 중공업계의 거물인 포모사 플라스틱은 제철소, 발전소, 공항 등에 78억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승인받았다. 한국의 삼성은 하노이 외각에 6억7000만달러를 투자, 휴대전화 조립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직접투자를 승인한 액수는 210억달러에 이른다. 경제 호황을 맞본 2007년 한 해 투자분을 넘어서는 액수다.
외국 기업들이 베트남 경제 불안 속에서 낙관론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베트남 정부는 경제 전망을 지난해 8.5% 성장에서 올해 7%로 하향 조정했지만 장기적 관점의 펀더멘털로 보면 여전히 매력적이다. 사이공 하이테크파크의 리 통 히유 부장은 "여전히 많은 투자가들이 공장설립 계획을 말한다"면서 "그들은 모두 베트남의 경제 혼란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베트남 소비자들은 통상적으로 경기침체 때 나타나는 소비행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판매는 올해 162% 올랐다. 포드자동차의 판매는 올 들어 5월까지 두 배로 뛰었다. PC는 올 1·4분기에 21% 늘어난 36만대가 팔렸다. 베트남 최대 온라인게임 업체인 비나게임은 전년보다 이용자가 50% 늘었다. 비나게임의 공동창업자인 브리얀 펠즈는 "사람들이 (경제난으로) 인터넷 카페 이용이나 온라인 채팅, 게임을 그만뒀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소비지출은 여전하다는 말이다.
문제는 증시의 폭락이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 투자의 물결이 다른 나라로 돌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베트남이 얼마나 빨리 인플레이션을 잡고 주식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느냐는 정부가 저성장 없이 과열을 막으려는 노력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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