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2호, 5월 23일]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무신론적인 소신을 보여주는 편지 한 통(사진)이 영..
[제222호, 5월 23일]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무신론적인 소신을 보여주는 편지 한 통(사진)이 영국 경매에서 40만4000달러(약 4억2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NYT) 등이 17일 보도했다. 이 편지의 경매를 주관한 영국 블룸스버리에 따르면 당초 예상 낙찰가의 25배다. 또 지금까지 경매된 아인슈타인 물품 중 단일품으로는 최고가다.
아인슈타인은 1954년 철학자 에릭 굿카인드에게 보낸 이 편지에서 "내게 신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약점을 드러내는 표현과 산물에 불과하다"고 썼다. 또 성경에 대해서도 "고결하지만 상당히 유치하고 원시적인 전설들의 집대성"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유대인이지만, 유대교에 대해서도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가장 유치한 미신들이 현실화된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이어 "유대인들을 매우 좋아하지만 그들은 다른 인류와 비교해 더 낫지 않으며 선택받은 민족도 아니다"며 유대교의 선민주의 의식을 공격했다.
이번 편지 구매자에 대해 블룸스버리는 "이론 물리학과 관련된 모든 내용에 대해 열정이 있다는 익명의 인물이 편지를 낙찰받았다"고만 밝혔다. 진화론의 대가이며 무신론자로 유명한 옥스퍼드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도 이번 경매에 참가했지만 편지를 사들이는 데 실패했다.
아인슈타인은 생전에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며, 과학 없는 종교는 장님"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래서 지금까지 일부 '지적 설계론'(자연의 진화가 신의 계획에 따라 진행됐다는 주장) 주창자들은 아인슈타인도 지적 설계론을 옹호한다고 강변해 왔다. 하지만 이번 편지는 그가 철저한 무신론자임을 드러내 준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무덤에서 나온 아인슈타인이 새삼 과학과 종교 사이의 문화 전쟁에 기름을 뿌렸다"고 평가했다.
66년 아인슈타인이 첫째 아내 밀레바 마리치에게 보낸 53통의 연애편지 전체는 44만2500달러에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바 있다. 같은 경매에서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을 입증하는 전체 계산 과정을 연습한 문서가 39만8500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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